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5호실의 고등어>라니, 일단 제목이 "땡긴다." 포스터에 있는 세 사람의 그림자가 이상하다. 그 중 가운데 여자 그림자가 고등어 모양이다. 이게 무슨 뜻이지? 연극 <5호실의 고등어>는 "인간이란 무엇이며, 누가 그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판단하고 증명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이 질문에 나는 대답할 수 있을까? 작품에는 유사인간들이 나온다. 나무, 고등어, 곰 등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인간으로 살게 되었다. 정부는 인구 감소 대책으로 이들에게 '종의 귀화'를 허락하기 위해 입국 심사 및 교육을 진행한다. 5호실은 이들이 교육을 마치고 심사를 받는 곳이다. 마침내 실장에게 심사를 받게 되는데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난다. 대체 무슨 일일까? 우리가 살면서 느꼈던 대로, 유사인간들도 교육받은 것과 전혀 다른 현실에서 충격과 당황을 경험하는 것일까? 인간이 될 것을 고대했지만 막상 인간의 삶이 얼마나 상상했던 것과 다른지를 알아채고 실망하는 것일까? 원래 이 작품은 2018년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선정작으로 첫 선을 보이며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던 김묘진 작가의 작품이다. 이것이 실험적이고 감각적인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각본, 연출, 연기 등 연극 각 분야에서 20여년 이상 활동한 경력자들이 모인 극단 공연제작소 '사람들'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특별한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1950년대 유럽의 어느 시골 마을. 점령군의 통제가 점점 심해지는 와중에도 한 청춘남녀가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모처럼 열리는 마을 잔치로 모두가 들떠 있던 결혼식 바로 전날, 느닷없이 점령군의 국가 원수가 사망한다. 점령군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전국의 집회와 결혼식, 장례식 등 모든 행사를 금지한다. 갑론을박 끝에 결혼식을 강행하기로 한 마을 사람들. 외진 산중에 자리한 외딴집에서 소리 없는 결혼식이 거행된다. 과연 이 결혼은 점령군에게 들키지 않고 무사하게 끝날까? 연극 <초대>는 고건령 연출이 'Nunta muta(2008년)'라는 로마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국내 창작 작품이다. 루마니아의 시골 마을에서 1953년에 일어난 실화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로, 독재 권력에 대한 민중의 자연발생적 항거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그는 어느 날 우연히 술자리에서 '스치듯 파편적으로 전해들은'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이를 모티브로 작품을 완성했다. 수상한 시절이 이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사장 서인형)이 예술인도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예술인상호부조대출 기금을 확대하고 예술인들이 겪는 고리대출 문제를 알리는 축제 및 전시회 <씨앗페>를 연다. 예술인들은 정기적인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20%에 육박하는 고리대출을 받아야 했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북서울신협과 협의, <예술인상호부조대출>을 만들었지만 지난 3월 14일 기금이 소진되어 대출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씨앗페>를 통해 추가기금을 마련하고자 하였는데 이것이 입소문이 나면서 <씨앗페>의 규모가 커졌다. <씨앗페>에는, 미술, 음악, 사진, 무용 등의 장르에서 활동하는 20대부터 80대 예술인 100여팀이 참여하여 코로나 이후 최대 축제가 예상된다. 오프닝은 3월 24일이고, 공연은 3월 25일부터 28일까지이다. <씨앗페>는 소셜펀치를 통해서도 후원할수 있다. 후원링크 https://www.socialfunch.org/seedfestival <씨앗페>에 참여하는 뮤지션은 강호중 / 고효경 / 길가는밴드 장현호 / 곽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연극 ‘ANIMA(아니마)’는 서로의 아픔을 마주하는 인공지능(AI)과 인간을 다룬 연극이다. 짧은 러닝타임 동안 밀도있게 펼쳐지는 SF 드라마로, 인공지능의 상처와 극복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품은 K 박사가 만든 인공지능 프로그램 아니마와 K 박사의 죽음 이후 그의 유언에 따라 프로그램에 접속하게 되는 동화작가 J의 이야기다. K 박사가 왜 그런 유언을 남겼는지 알지 못한 채 프로그램에 접속한 J는 아니마의 인간과도 다를 바 없는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계속 접속을 하며 어느새 친구 같은 사이가 된다. ‘ANIMA(아니마)’는 꾸준히 창작극을 올려온 극단 몽상공장의 작품으로, 제9회 무죽페스티벌 참가작품이다. 극작가 겸 연출가 변영후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는 김진곤, 김내리, 김령화, 선정화, 이태하, 하서미가 참여한다. 스태프로 프로듀서 오채민, 조연출 윤예담, 무대 장익렬, 조명 곽두성, 음악 강현욱, 안무 설재환 등이 참여한다. 예매는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에서 한다.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다큐멘터리 사진가 임재천 작가의 사진 전시회 '한국의 발견'가 3월 15일(수)부터 4월 16일(일)까지 캐논갤러리에서 열린다다.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임재천 작가는 2000년부터 우리나라 여러 지역의 다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풍경을 담아냈다. 그의 사진은 '철저하게 문학적 관점의 접근으로 기교를 억제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이번 사진전은 임재천 작가가 진행하고 있는 '50+1' 프로젝트의 중간보고 차원으로 기획됐다. 관람객들은 전시회 제목인 한국의 발견처럼 지역마다 풍경과 자연은 다를지라도 한국 특유의 정서를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재천 작가가 진행 중인 50+1 프로젝트는 50명의 후원자가 작가에게 100만원씩 재정 지원을 해주고, 1년 동안 사진 작업을 통해 낙점된 50점의 작품들의 사진 전시회를 진행하는 협업 프로젝트다. 전시가 끝나면 후원자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사진을 액자에 담아 받을 수 있다. 50+1 프로젝트는 일회성이 아니라 총 10년에 걸쳐 한국의 6개 도와 3개 시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방식이 크라우드 펀딩 또는 소셜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극단 '지금여기'는 인물극 시리즈 2탄, <콤플렉스>를 무대에 올린다. 인물극은 극단 '지금여기'만의 연극시리즈로, 캐릭터와 그것을 독백하는 배우 간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면서 인물 패턴의 일반성을 통해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작년 여주인공페스티벌에서 <메이킹(Making)>을 통해 중년 여배우들의 삶과 해학을 보여주었던 극단 '지금여기'는 2023년 <콤플렉스>를 통해 인간의 삶 속 가장 내밀한, 가장 감추고 싶을 내면을 이야기를 한다. <콤플렉스>에는 햄릿, 리차드3세, 이아손 등 다섯 인물이 각각 자신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독백을 연기한다. 그리고 독백을 했던 배우이자 캐릭터 자체로서 칼 융이 고안한 단어연상 심리검사에 응한다. 관객은 심리검사를 둘러싼 대화를 통해, 콤플렉스가 삶에서 어떻게 내재되며 어떤 성격(캐릭터)을 만들어내는지 유추할 수 있다. 극중 인물은 종국에는 비극과 파국을 가져오는 극단적인 콤플렉스 덩어리다. 하지만 그들이 극단적일수록 관객은 안전함을 느끼면서 자신의 콤플렉스를 객관적으로 투사해볼 수 있다. 나는 어떤 말에 발끈하며, 언제 나도 모르게 화를 내며, 어떤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인 아이웨이웨이의 전시가 3월 10일부터 탕 컨템포러리 아트 서울에서 열린다. 아이웨이웨이는 2021년 12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 인간 미래에서 한국 사람들에게 크게 인상을 남겼다. 작가는 시대적 현상을 관찰하고 세계의 사회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미학적 발언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건축에서 설치 작품, 소셜미디어, 다큐멘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관객들에게 사회와 그 가치를 검토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탕 컨템포러리 아트와 함께 진행하는 다섯 번째 전시로 2007년부터 시작한 레고 시리즈와 Zodiac 조각 시리즈가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레고는 그의 새로운 언어인 동시에 개인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사용된다. 레고 작품 속에는 그와 관련된 이야기, 그의 어린 시절, 그가 받은 교육이 함축됐다. 레고가 가진 픽셀화, 디지털화, 세분화, 단편화, 단절과 같은 특성들은 새로운 탄생을 위한 독창적 자유를 선사함으로써, 흔히 사용되는 순서, 방법, 구성과 크게 다른 독창적 이미지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정량적이면서도 정성적인 돌파구를 만들어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민중미술의 거장 신학철의 개인전이 천안 목천에서 열린다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 천안 목천은 동학경전이 간행된 곳이다. 이를 목천판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라 하는데, 대한민국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동학경전이다. 화가 신학철은 민중미술, 민중역사화와 평생을 함께 했다. 그러다보니 그의 삶도 소란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그가 한적한 시골에서 조용히 작품 활동을 할까 하여 선택한 천안 목천은, 알고보니 근현대역사의 기운이 꿈틀꿈틀 살아 숨쉬는 듯한 곳이었다. 게다가 그곳에는 신불당아트센터라는 꽤 괜찮은 갤러리까지 있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에 개관해 고작 15개월 밖에 안된 곳이지만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문화공간 노릇도 하면서 휴관 없이 지금까지 왔다. 마치 그가 오길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다. 신불당아트센터의 정만영 대표는 "이번 신학철전은 목천판 동경대전·용담유사 간행 140주년을 기념하고 천안 목천에 터를 잡은 작가를 환영하는 전시"라고 밝혔다. 그는 신학철 작가가 동학정신인 '하늘모심', '인내천안'을 작품에 담아내 왔기에 이번 목천에서의 전시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으로부터 시작되는 선생님의 작품세계는 근현대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성공적인 아트딜러이자 큐레이터인 제프리 데이치의 기획으로 중화권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그래피티 및 스트리트 아트 전시회 <스튜디오로서의 도시(City As Studio)>가 올봄 홍콩 K11뮤제아에서 개최된다. 3월 20일부터 5월 14일까지 개최되는 이 전시는 아트바젤 홍콩과 같은 시기에 진행된다. 다양한 세대와 스타일 그리고 지역을 아우르며 그래피티와 스트리트 아트를 중점으로 다루는 이 기념비적 전시회에는 아티스트 30명의 작품 100여점이 선보여진다. <스튜디오로서의 도시>전에서는, 1970년대 뉴욕 지하철과 주차장부터 최근 세계적 현상으로 부상한 시점까지 그래피티와 스트리트 아트의 역사를 추적한다. 패브 파이브 프래디(Fab 5 Freddy), 퓨투라(FUTURA), 장미셸 바스키아 같은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다운타운 예술계의 혁신적인 운동가들로 시작해 배리 맥지(Barry McGee), 미스터 카툰, 오스제미오스(OSGEMEOS)처럼 샌프란시스코, 이스트 로스앤젤레스, 상파울루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를 포괄한다. 전시회는 또 뉴욕 스트리트 아트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카우스(KAWS)와 아이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과거가 되어야 하는데 계속 현재인 작품이 있다. 뮤지컬 <고스트 메모리>다. 더는 이 작품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이면 좋겠는데, 지난 10월 29일 서울 한복판에서도 꽃다운 젊은이들이 하늘의 별이 되었다. <고스트 메모리>는 이렇듯 원치 않은 이별을 겪은 사람들, 그들의 간절한 만남과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뮤지컬의 배경은 1949년 경산 코발트광산에서 벌어진 3천여 명의 민간인학살 사건이다. 전쟁무기에 들어가는 코발트를 캐던 광산은 한국전쟁 당시 학살지로 사용되었다. 560여 구만 수습된 채 지금은 발굴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뮤지컬 <고스트 메모리>는 이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왜 숨겨져야 했는지, 죽음의 뒤편에는 어떤 진실이 가려져 있는지에 대해서 찾아간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코믹과 공포를 잘 버무려 풀어놓음으로써 주제를 선명하게 전달한다. 2014년 초연에서 국가폭력과 민간인학살이라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하며 감동을 자아냈다는 평가로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3년간 꾸준히 공연되었고, 코로나 시절이었던 2020년에 재연되었다가 올해 다시 막을 올린다. 이제 중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