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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미래 위협받나, 서울독립영화제 예산 전액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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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독립영화협회 공동 주최 행사, 50주년 맞아 예산 전액 삭제 충격
영화계, "독립영화에 대한 명백한 탄압" 반발... 예산 복원 및 거버넌스 강화 요구
봉준호, 임순례 등 유명 감독 다수 배출한 '창작자의 요람' 존폐 위기

 

뉴스아트 편집부 | 2025년 영화발전기금 예산안에서 서울독립영화제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으로 확인돼 영화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서울독립영화제는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독립영화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독립영화 축제다.

 

서울독립영화제는 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로 시작해 1999년 영화진흥위원회가 민간자율기구로 거듭나면서 민관 거버넌스의 상징적인 사례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영화진흥위원회가 '독립영화'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승인한 최초의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번 예산 삭감이 독립영화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영화감독은 "서울독립영화제는 한국 독립영화의 현재를 보여주고 미래를 모색하는 중요한 장"이라며 "예산 삭감은 독립영화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지난해 1,704편의 작품이 출품될 정도로 규모가 커졌으며, 누적 상영작은 2,700편에 달한다. 이 영화제를 통해 강제규, 임순례, 봉준호, 나홍진 등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들이 배출됐다. 최근에는 김보라, 정주리 등 신진 감독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계는 서울독립영화제 예산 삭감이 영화진흥위원회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조치라고 보고 있다. 특히 예산 삭감 과정에서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독립영화협회 간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팔길이 원칙에 입각한 거버넌스를 노골적으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영화인들은 이번 사태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실시됐던 '블랙리스트'를 연상시킨다고 말한다. 당시 광범위한 감시와 통제 속에서 많은 예술인과 영화단체들이 지원에서 배제되고 차별받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계는 서울독립영화제 예산 복원과 함께 전체 영화제에 대한 정부 예산 증액, 그리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 지속가능한 영화 유통 환경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서울독립영화제가 앞으로도 거버넌스의 모범 사례로 계속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영화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독립영화의 축제, 서울독립영화제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