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예술인들의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2020년 12월 12일 예술인 고용보험이 시행되었다. 예술인도 일정 자격을 갖추면 실업급여, 즉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간 가입 현황을 살펴보니, 공연 영상 실연 분야에서 가장 많이 가입했고 미술 문학 등 창작 분야의 가입률이 낮았다. 고소득 예술인이 다수 고용보험에 가입한 결과, 예술인 월평균 보수는 예술인실태조사 결과보다 높았다. 예술인 고용보험 신고 의무화 방침으로 가입은 빠른 속도로 늘었지만, 전체 30만 가입 건수 가운데 70% 이상이 10일 미만의 단기고용이었다. 현재 구직급여 신청 자격을 갖춘 예술인은 전체 가입자의 12%인 1.4만 명이다. 이들은 거의 일반고용으로 추정된다. 단기 고용의 경우 10일 이하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한 날짜를 모두 합쳐서 22일을 꽉 채워야 고용보험가입기간 1개월로 인정된다. 단기고용의 연평균 고용보험 가입회수가 연간 3.5회인 것을 감안하면, 24개월 내에 가입 기간 9개월을 인정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일반고용보험 가입기간과 합산하여 9개월을 충족하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예술인 고용보험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풀어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문화예술분야 노동조합들의 연대체인 문화예술노동연대는 5월3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예술인들이 노조할 권리, 산재보험 적용, 저작권법 전면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연극배우 이종승은 문화예술노동연대가 정권인수위원회와 진행한 면담 결과를 소개하면서 윤 당선인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당사자 발언에 나선 박성혜(무용인)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새 정부가 산업적 측면만 강화하여 순수예술 관련 지원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였다. 특히 무용인 산재율이 25.1%임을 밝히면서 이에 산재보험 당연 적용을 주장했다. 연극배우 손정욱은 선별 고용보험이 아닌 당연고용보험을 주장했고, 문화예술노동연대 이씬정석대표가 예술인의 생계와 안전, 직업적 권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문화예술노동자 요구안에는 1. 문화예술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과 노조할 권리의 보장, 2. 국가 및 예술기관의 공공사용자성 인정, 사용자의 의무와 책임의 부과, 3. 적정한 임금과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4.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사회보장 안전망 전면 적용, 5. 문화예술 노사교섭·노사정교섭·노정교섭의 실시 등이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잠깐 한눈판 사이에 세상이 많이 변했다. 이력서가 아니라 동영상으로 직원을 뽑고 있다고 한다. 한화생명, 롯데홈쇼핑, 제주항공 등 의외로 많은 기업에서 채택 중이다. 채용 시장에 동영상 이력서가 등장한 건 2000년 전후이니, 활성화되는 데에는 20년이 넘게 걸린 셈이다. 동영상 이력서가 누구보다 필요한 곳은 공연예술 분야이다. 배우의 목소리 톤과 발음, 표정 변화와 움직임은 문서와 사진으로는 충분히 표현할 수 없다. ‘프로젝트 실존’은 배우가 특정한 역할의 핵심 장면을 연기하는 것을 찍어 연기 프로필 영상으로 아카이빙한다. 현재 11개의 영상이 올라왔는데, 링링링링, 아마데우스, 칼리굴라, 화염, 눈 등 다양한 작품의 엑기스를 통해 배우들의 특징을 보여준다. 배우 임요영 씨는 ‘동물원 이야기’ 중 ‘제리’역 독백을 10여 분이나 이어간다. 배우 김해주 씨는 ‘기생충’의 ‘김기정’역을 소화했고, 배우 표민지 씨는 ‘칠산리’의 ‘간난’역을 보여주었다. 최근에는 배우 이명희 씨가 ‘장미의 성’에 나오는 ‘이씨부인’역을, 배우 이봉하 씨가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정진수’역을 연기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소름 끼치는 영상들은 마치 소
지리산 남쪽 끝자락에 조선시대에 지은 구례 운조루가 있다. 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라는 뜻으로 호남지방의 대표적인 양반 가옥이다. 운조루에 가면 유럽을 앞서 조선시대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유씨라는 양반가가 있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유럽 사회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다. 근대와 현대에서도 이러한 도덕적 의식은 계층 간의 대립을 다소나마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전쟁과 같은 총체적인 국난이 벌어졌을 때 백성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반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백성을 위하는 도덕적 책임이다. 운조루에는 각종 민란과 여순사건, 6.25전쟁으로 굶어가는 백성을 사랑하는 양반의 두 가지 정신이 지금까지 건재하게 이어오고 있는데 ‘타인능해(他人能解’)와 ‘낮은 굴뚝’이다. 백성들의 굶주림을 줄여주고자 나무 독에 쌀을 채워놓고, 마을의 가난한 사람은 누구나 이 쌀독을 열어, 쌀을 빼 갈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는 ‘타인능해(他人能解’)다. 또한 다른 지역 고택들과 다르게 운조루에는 높은 굴뚝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가난한 백성을 위한 배려로 돌과 흙으로 빚어진 ‘낮은 굴뚝’은 안채중심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되어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코로나가 끝나리라는 희망이 보이면서, 음악을 통해 민족 동질성을 확인하고 평화를 바라는 콘서트가 다시 열린다. 2015년 이후로는 간헐적 혹은 분산적으로 열리던 남북가곡의 밤이, 올해는 전국 3곳에서 연달아 진행된다. 5월 13일(금) 오후 7시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6월 17일(금) 오후 7시 제주아트센터 공연장, 9월중에는 인천송도 트라이볼 공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경제문화연구원 주최로 행정안전부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을 받았다. 콘서트는 재남 피아니스트인 김철웅씨의 피아노 연주와 남과 북의 가곡으로 구성된다. 티켓은 전석 무료이며 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남북의 평화를 기원하는 콘서트는 북한가곡의 밤, 평화콘서트, 우리 가곡의 밤에서 북한 가곡부르기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오래 전부터 계속 이어져왔다. 하지만 재남피아니스트 김철웅씨가 2013년 예술의 전당에서 '남북가곡의 밤' 공연을 열고 북한 가곡을 소개한 뒤 여러 차례 이러한 공연을 주도하면서는 이전과 다른 상징성을 갖게 되었다. 5월 1
박성규 작가 |
최석태 작가 |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우리는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이 문장을 읽으면 어떤 그림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으십니까? 그대가 답을 말하기 전에 그림 한 장을 보여드립니다. 이쾌대의 <조난>이라는 그림입니다. 2미터가 넘고 높이가 180센티미터 가까우니 제 키보다 10여 센티미터나 긴 그림입니다. 크다는 점과 아울러 등장인물이 많으며 무엇보다 아주 잘 그려진 그림입니다. 그런데 이런 정보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림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이 그림을 보면서 우리는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훓어가는 방식을 잠시 접어야 합니다. 아마 이런 말이 없더라도 여러분의 눈은 그림의 오른쪽에 큰 비중으로 그려진 어떤 폭발로 갈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그 앞에 펼쳐지는 여러 무리의 인간군상으로 눈길을 옮기게 될 것입니다. 무리의 오른쪽에는 서로 싸우는 사람들, 비탄에 빠진 사람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왼쪽의 무리는 그림 왼쪽 바깥에 있을 어딘가로 향해 가는 듯합니다. 여자와 아이들 무리가 그것입니다. 아이의 손에 무엇이 들려있나요? 푸른 나뭇가지입니다. 다툼과 폭력, 혼란을 넘어서 화해와 보살핌으로 가야 한다고 하는 듯 하지 않습니까? 이
박성규 작가 |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4월 27일 용산 CGV에서 '아치의 노래, 정태춘' 관객 시사회가 있었다. 시사회는 5~7관에서 거의 동시에 진행되었는데, 고영재 감독은 무대인사에서 이렇게 많은 관객을 모시고 하는 시사회는 처음이라고 했다. 음악다큐멘터리 영화는 썩 잘 만들어지지 않아도 삽입된 음악으로 인해 중간 이상은 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치의 노래는 그 자체로도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임을 확인했다. 노래와 인물을 떠들썩하게 드러내기보다는, 그의 노래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며 어떤 사람들에게 가 닿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 다큐멘터리를 빛나게 만드는 것은 한국 포크의 전설이라는 정태춘, 박은옥의 겸손함이다. 자신의 신념을 속삭이는 듯 넋두리 하듯 조용조용 부드럽게, 하지만 절대 끊어지지 않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함으로써 지켜가는 모습이 잘 담겨 있다. 노래로만 정태춘을 알던 사람들은 그가 얼마나 많은 곳에서 얼마나 쉽지 않은 일들을 해 왔는지 놀랄 것이다. 정태춘을 몰랐던 사람들은 한국 가요의 역사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기어이 위헌적인 음반심의법을 폐지하고, 평택 미군기지 확장으로 없어지게 생긴 고향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시대의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노찾사 3집에 실린 '선언'의 작곡자 류형수가 신곡을 발표했다. 그는 "코로나 19로 인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손실에 대한 보상은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의무이지만 정부는 찔끔찔끔 돈을 풀면서 차일 피일 미루었다."고 하면서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나누기 위해 곡을 만들어 직접 불렀다고 밝혔다. '가게 문을 내리고'에서는 종일 가게를 지키고도 빈 손으로 퇴근하는 자영업자들의 무거운 발걸음을 노랫말에 담았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기에 오늘만 생각하자 하지만,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에 점점 나빠지는 현실에 점점 더 깊고 무거워지는 발걸음이 느껴진다. 노래가 끝나면 조용히 길고 긴 콘트리트 계단 오르막을 보여준다. 그리고 헌법 23조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 제한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가 자막으로 나온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출은 887조로 전년 대비 증가 속도 14%인데, 정부는 여야 합의가 안된다고 시간을 끌더니 이젠 합의가 되어도 추경 증액을 못한다 했다. 이렇게 발뺌하는 국가의 반헌법적 행위가 기억되어야 한다는 자막으로 영상은 마무리된다. 해당 노래는 류형수 본인의 유튜브에 공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