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서울은 국제금융센터지수로는 10위에 올라 글로벌 금융 도시로는 이름을 올렸지만 예술 랭킹에서는 미미한 상황이다.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서우석 교수는 지난 3월 21일 열린 서울문화예술국제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 상업예술 중심이라 글로벌 예술도시 못 돼?
서교수에 따르면, 서울은 상업예술 중심이며 순수예술은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 서울이 금융 뿐 아니라 예술에서도 글로벌 도시가 되려면 더 나은 사회적 네트워크와 소속감, 제한된 공간과 지역 사람들간의 긴밀한 상호작용 등 "창조환경"이 필요하다.
2차 세계 대전 이전까지는 변방 도시였던 뉴욕은, 기존에 만들어진 인프라와 예술인이 밀집된 그리니치 빌리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창조환경에서 탄생한 아방가르드 예술에 힘입어 예술의 중심이 될 수 있었다. 이렇게 뉴욕의 상징이 된 아방가르드 예술은 워홀 경제를 통해 패션, 예술, 디자인, 미디어 등의 분야에서 20세기 후반 창조경제를 주도하였다.
서울 예술환경 지역보다 열악하고 격차도 크다
2021년 예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서울의 예술환경은 예술인 친화적이지 않다. 서울의 예술인은 전체 예술인의 45.1%이다. 서울 예술인의 전업비율은 타 지역보다 높고, 기간제/계약직 비율도 높다. 하지만 불규칙한 소득을 고민하는 비율은 지역보다 높았다. 서울 예술인은 지역에 비해 창작 공간이 없는 경우가 많고, 크기도 작았다.
서울 예술인의 소득은 지역보다 약간 높지만 그만큼 지출이 많다. 서울 예술인 간 수입 격차는 지역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서 저소득 예술인의 어려움도 지역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서울 예술인은 예술활동 수행 과정에서 상해율(6.7%)이 타 지역(3.3%)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그 밖에 경력단절 경험, 스트레스 수준도 높은 편이다.
인프라, 거버넌스 기반으로 창조환경 조성 가능
서울을 어떻게 예술인 친화적으로 바꿀 것인가? 창조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창조환경은 인프라 조성, 거버넌스 조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서우석 교수에 따르면, 서울은 문화클러스터 기반 창조환경 조성을 위해 애써왔지만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작업공간 확보가 어려운 서울의 예술인 창작공간은 특정 지역이 아닌 서울 전역에 분포하기 때문이다. 예술인 공공임대주택 사업도 진행이 미흡한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은 오히려 이미 존재하는 소형문화공간의 잠재적 가치와 상업적 취약성을 고려한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한다. 상업공간보다는 비상업적인 소형문화공간에서 창조환경 조성에 필요한 보헤미안적 활동 및 예술인들간의 교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화 거버넌스는 예술인이 주체이자 수혜자가 되는 것
예술인 입장에서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력개발 및 예술기업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도시문화정책으로 예술인과 접점을 확대하며 지역의 인프라를 활용했을 때, 지역 브랜딩 효과나 관광수입 증대, 기업 투자 유인 등 창조경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게 "예술인이 주체이자 수혜자가 됨으로써 문화 거버넌스의 정당성이 증대된다"는 것이다. 서울은 거버넌스 조성을 위해 자치구문화재단을 만들고 생활문화 동호회 지원 등을 해 왔다. 하지만 예술정책의 패러다임 변화, 문화 거버넌스를 상징하던 예술청의 민간위원들을 해촉하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서울문화예술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문화 거버넌스의 주체는 누구?
서울문화예술포럼은 각 분야 예술가, 문화기획자, 전문가 등 다수가 참여하여 교류협력하는 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학술교류 형태인 포럼에서 문화 거버넌스가 가능할까? 매번 바뀌는 아젠다의 나열과 단절, 일방적 강의나 소수에게 독점된 토론, 단편적인 질문시간 등을 통해서는 심도깊은 이야기가 불가능하다. 문제의식을 진행 발전시킬 거버넌스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문화예술국제포럼에서 반복되어 나오는 문화 거버넌스가 어떻게 서울에 구현될지 궁금하다. 서울 문화 거버넌스의 주체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