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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조산업'에 예술이 설 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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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는 창조산업을 "창의성, 기술, 재능 등을 이용해 지적재산권을 바탕으로 경제적 가치와 고용을 창출하는 산업"으로 정의했다. 창조산업은 유형의 산출물뿐 아니라 콘텐츠, 경제가치 등을 포함한 무형의 지식과 예술 서비스를 포함한다고도 했다.

 

문화창조산업 330억 부가가치  창출, 예술은 언급되지 않았다

 

그런데 서울문화예술국제포럼에서 파퓰러스라는 건축설계디자인회사의 백원경 한국지사 대표는 "정부통계에 따르면 증강현실(AR), 영화, 미디어, 디자인 등 문화창조산업(CCI)은 2023년에 약 330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창출할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리고 그 기반이 되는 것은 창의적 사고에서 나온 고유성(오리지낼러티)을 가진 콘텐츠이다. 이를 '예술'이라고 한다. 하지만 예술은 부가가치를 만드는 문화창조산업의 하나로 언급되지 않았다.

 

 

그가 예술과 문화가 서울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소개한 데이터 안에 예술은 없었다. 예술적 표현은 기술을 통해서만 문화창조산업으로 확장되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백원경 대표의 "예술가들은 디지털 제작을 통해 복잡하고 정교한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할 때의 예술가와 예술 작품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생각해오던 개념과 다르다.

 

문화창조산업 예술가는 엔지니어, 디자이너, 제작자...

 

그가 말하는 예술가는 디지털 제작에 관여하는 엔지니어, 디자이너, 크리에이터, 제작자들을 말한다. 디지털 융복합예술에서는, 이들을 모두 예술가라 하며 절반 이상이 엔지니어 예술가들이다. 지난 3월 게임이 예술의 범주로 들어오면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강력해졌다. (게임은 예술, 예술은 엔지니어링? 기사 참고) 예술의 범주가 크게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 회사가 만든 "예술작품"은 삼성동 코엑스와 같은 랜드마크에 대형 공공미술로 선보였고, 예술의 장르로 넘어 온 게임은 종합 퍼포먼스 예술로서 국내에서만 2023년 2억 78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에서는 스포츠경기장을 포함한 스포츠 시설과 각종 경기장 등 건축물도 몰입형으로 설계되면서 예술의 범주로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시설에는 공공예술 기회를 창출하는 공간이 많다. 이번 '예술' 포럼에서 건축설계디자인회사 대표가 발제를 하게 된 배경이다. 그는 지금 라스베가스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스피어돔의 다음 후보지는 한국 아니면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건축, 게임도 예술의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는데...

 

포럼의 사회를 맡은 안성아 추계예술대 교수는, 이런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가 예술가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 어떤 예술가가 기회를 잡을 것인가? 우리가 생각해오던 전통적인 개념의 예술가보다는, 엔지니어나 디자이너처럼 산업적 흐름에 올라탈 수 있는 그런 예술가일 것이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좁은 범주의 예술가, 즉 기초예술을 해 오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22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있지만, 의원후보의 80%가 문화예술공약이 없는 상태다. 급격히 밀려드는 기술발전에 힘입은 융복합과 문화산업화의 흐름은, 예술계에 장미빛 비전 뿐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혼란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