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밤 9시 뉴스 전에 매일 가곡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1980년대에는 그러했다. 대중음악계에 큰 혁신이 일어난 것은 1990년대. 서태지의 등장으로 대표되는, 통합적이면서도 세련된 새로운 음악이었다. 이로 인해 가곡은 견고해 보이던 지위를 순식간에 잃고 말았다. (9시 뉴스 직전에 방영되던 한국가곡 영상 보기) 가곡을 다시 즐겨 부르게 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계속 있었다. 어려운 와중에 자비를 들여서라도 가곡을 권장하며 부르고자 하는 크고 작은 모임과 공연이 끊이지 않았다. 2021년 예술의 전당 대학가곡축제는 그간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이 마침내 가시적인 결실을 거두고 가곡 대중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8월에 했던 공연의 앙코르 공연을 9월에 다시 했을 정도이다. 이 공연이 관심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관람평을 살펴보면, 기존의 정형화된 공연 형식에서 벗어나 관객이 원할 법한 프로토콜을 사용한 것과 전공자가 아닌 아마추어들과 늦깍이로 성악을 배운 사람들에게도 출연 기회를 주어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낸 것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이 정도면 한국 가곡계에서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참외의 고장 성주(星州, 별고을)에서 전국성악경연대회가 열린다. 접수는 7월 30일까지이다. 1차 영상예선, 2차 현장예선을 거쳐 선발된 사람들은 8월 20일 본선 무대인 성주문화예술회관에 설 수 있다. 지정곡도 없고 참가비도 없지만, 반주자도 지원해 주고 입상자들에 대한 시상 내역이 알차다. 경상북도와 성주군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번 별고을(참외)성악경연대회는 아마추어 성악가들의 무대가 확장되었다는 점,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조직되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 가곡을 부를 무대가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서울에서 동쪽 끝 강릉이나 속초까지는 불과 두어 시간, 남쪽 끝인 부산이나 목포까지는 서너 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축지법을 쓰듯 순식간에 오갈 수 있기에, 국토는 더이상 미지의 공간에 대한 탐험이나 호기심의 대상이지 않다. 이렇게 되기까지 파헤쳐지고 박제화된 이 땅을 경험하고 인식하는 방법 가운데에는 관념미를 추구하는 경치 예찬이 있다. 일본식 화풍의 '향토적 서정주의'를 차입한 풍경화나 전통적 관념의 산수화가 그것이다. 그런데, 작가의 화려한 감각으로 위장된 관념적 아름다움만 보여주는 것이 관념적 산수화의 전부일까? 답습되어오던 관념적 산수화 방식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담아, ‘관념적 산수’를 실험하는 근작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를 위해 무등산 작가 故 이강하의 1980년대 목판화를 단초로 다섯 명의 작가를 소환했다. 이들의 작품은 관념적 아름다움만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국토의 현장성과 장엄함을 담으면서도 분단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故 이강하李康河(1953~2008) 화백은 광주항쟁 당시 시민군에 참가했다. 그의 무등산 그림은 이미 유명하지만 목판화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광주항쟁으로 옥고를
사진, 글 김수길 | 서대문 사거리에서 무악재 방면으로 좌측에 위치한재래시장 ‘영천(靈川)시장‘은 1960년 정식 등록된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요즈음 젊은 층들의 SNS 맛집 열풍으로 떡볶이, 꽈배기, 튀김, 떡갈비 등의 주전부리와 주막 ‘더 풍년’으로 활기를 찾아가고 있지만 그 역사는 조선시대 때로 올라간다. 조선시대에는 떡집으로 형성된 ‘떡전거리’가 있었다고 하며, 일제강점기에는 ‘서대문 형무소’ 재소자들의 사식으로 떡과 같은 먹거리를 책임지던 시장으로 역할을 하며 인근의 현)독립문 근처에 청나라 사신을 접대하던 ‘모화관(慕華館)’이 있어 ‘관동시장’(館洞場)이라 불리다 해방 후 안산의 위장병에 효험한 ‘영천(靈川)약수의 이름을 따오면서 지금까지 ’영천시장‘으로 불려온다. 최근에는 가까이 있는 ‘안산’(鞍山)과 ’인왕산’(仁旺山) 등산객들의 막걸리 한 잔 뒤풀이 자리로, 젊은이들의 맛집 순례코스로 거듭나고 있고 2021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정식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주변에 1916년 붉은 벽돌로 세워진 ‘석교감리교회’는 가을 단풍철 작지만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며, 1910년에 세워진 ‘감리교신학대학‘은 최초의 남녀통합 교육기관(1925년)으로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국내외 예술가 200명의 재능기부로 이뤄진 대규모 '그린 아트 캠페인'이 펼쳐진다. '그린 아트 캠페인'이란 작가들이 자신의 예술 작업으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 동참하는 활동이다. 이 캠페인은 세계청소년연대모임 'FFF (Friday For Future,미래를 위한 금요일)'과 함께 한다. FFF는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이끄는 조직이며, 툰베리를 따라 기후파업을 이끌고 있는 소피아 악셀슨(Sophia Axelesson)이 방한해 아트페어 현장에서 국내 환경 운동가, 캠페인 참여 작가 등과 함께 예술과 환경의 연대에 대한 프로그램을 갖는다. 그레타 툰베리는 화상으로 원격 참여한다. 2022년 7월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아시아 최대의 어반스트리트 아트페어인 '어반브레이크 2022'에서 진행되며, 캠페인 참여 작가들의 아트 프린트를 전시 및 판매한다. '어반브레이크'는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기존의 틀을 깨는 젊은 감성의 창의적인 콘텐츠로 2021년에 4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하며 호평받았던 아트페어다. ' 아티스트들이 팔로우하는 아티스트'로 유명한 미국의 천재 소년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뗄래야 뗄 수 없는 예술과 사랑. 장차 예술 소비층이 될 Z 세대·밀레니얼 세대는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 Z 세대는 1996년부터 2007년 사이에 출생한 만 15~26세를 말한다. 이들이 연애 상대를 고르는 기준은 성격 다음에 외모 순이다. 이전 세대인 X 세대, 전후기밀레니얼 세대 즉, 1970년부터 1995년 사이에 태어난 만 27~52세 세대에서도 성격은 중요한 기준이었다. 하지만 젊은 세대로 갈수록 외모 순위가 점점 올라가더니 드디어 2위를 기록했다. X 세대, 전후기밀리니얼 세대에게 외모는 타고난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기관리의 중요성, 타고난 매력을 가꾸줄 아는 능력을 중시한다. 이를 위해 자기자신에게 투자하는 일이 익숙한 세대이다. 전통적으로 중시되던 직업이나 본인의 경제력이 급격히 순위 밖으로 밀려나고 다른 세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나이, 유머코드, 건강이 5순위 내에 등장했다. 특히 '나이' 항목은, "한 살만 차이가 나도 세대차이가 느껴진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20대와 30내 내에서도 세대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최근의 상황을 보여준다. 매체 발달에 따라 고백의 방식에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아무리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지난 6월 28일 약속한 예술인에 대한 코로나 추가 지원금 신청 접수가 진행된다. 문체부는 예술활동증명 지연으로 인해 ‘제2차 코로나19 한시 문화예술인 활동지원금’을 신청하지 못한 예술인 3,400여 명을 구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추가 지원 사업의 신청 자격 「제2차 코로나19 한시 문화예술인 활동지원금 사업」공고일인 2022년 5월 31일 기준 예술활동증명 또는 신진예술인 예술활동증명을 ‘신청’하거나 완료한 예술인 중에서 소득인정액이 기준중위소득 50% 이내(1인 가구 972,406원)인 예술인이다. 위의 자격을 갖추었어도, 지난 2차 추경 사업인 ‘제2차 코로나19 한시 문화예술인 활동지원금(문체부, 5월 공고)’, ‘제6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고용노동부, 6월 공고)’,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중소벤처기업부, 6월 공고)’을 받은 예술인은 신청할 수 없다. 중복지원 받으면 돌려주어야 함 최근에 중복 지원을 받아서 지출해버리는 바람에 곤란에 빠지는 예술인들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차 추경 사업으로 지원을 받은 적이 있는 예술인은 이번에 지원하여 지원금을 받게 된다 해도 다시 돌려주어야 하니, 곤란
최석태 작가 | 그림에 대한 묘사부터 시작하자. 중절모라고 부르는 모자를 쓴 인물은 한 손에는 흔히 팔레트라고 부르는 물감 섞는 판을 여러 자루의 붓과 함께 거머쥐고, 다른 한 손에는 붓을 쥐고 있다. 그 뒤로는 풍경이 펼쳐져 있다. 입고 있는 두루마기가 흰 색이 아니라 푸른 빛이라는 점이 남다르다. 실내에 앉은 자세로 책을 읽는 형을 우리 옷을 입은 모습으로 그려 남다른 면모를 보여준 화가답다고 할까? (편집자주. 이쾌대는 친형님 이여성이 개다리소반에 책을 펼치고 읽는 모습을 유화로 그렸는데, 일반적인 유화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배경의 풍경을 자세히 보자. 흰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두르고 무언가를 머리에 인 여인 셋이 그림을 보는 사람 쪽으로, 못 사이로 난 길을 걸어오고 있다. 야트막한 산등성이에는 지붕이 동글해 보이는 초가들과 밭이 보인다. 얼굴 중간쯤 뒤로 멀리 펼쳐진 풍경에 보이는 하늘과 산이 맞닿은 부분도 떠 있는 구름과 마찬가지로 희다. 어떤, 희망을 보여주는 것일까? 이번에는 이 그림의 주인공인 인물을 살펴보자. 얼굴 표정이 좀 불안하지 않은가? 그림 그리기를 마치면 대부분 그린 사람의 이름과 그림 그린 때를 적는다. 이 그림에는 이런 기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2년 만에 레미제라블을 초대형 연극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연극 <레 미제라블>은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8월 5일~15일까지 총 14회에 걸쳐 공연한다. 레미제라블은 동명의 장편소설을 영화화 하면서 유명해져, 전세계 흥행 뮤지컬 5위를 기록할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드롬이 일기 이전인 2011년부터 창작 공연으로 선보였는데, 2015년까지 50대 연기자들을 중심으로 중견 연기자들이 무대에 올려 전 회 매진을 기록하였다. 2020년 연극의해 공연에는 50여명의 출연진과 대형 무대로 화제가 되었고, 특히 걸그룹 티아라의 멤버 함은정이 1,400명이 몰린 오디션에서 당당히 코제트 역을 따내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번에 박경희 각색, 유준기 연출로 새롭게 제작된 연극 <레미제라블>은 주인공들의 인생 이야기라기보다 인간의 영혼과 영원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사실 장발장은 실정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범죄자이다. 총기를 소지한 채 빵을 훔쳤고, 탈옥을 4번이나 감행하여 거듭 처벌을 받았다. 고작 빵 하나 훔치다가 20년 형을 받은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범죄자'를 소재로 한 작
비오는 날이면 우산 없이 마냥 걷고 싶어진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오는 날이면 우산이 없는 척, 온몸으로 비를 받아들이곤 했다. 아마도 시골생활에서 보았던 풍경 때문일 것이다. 몹시도 가뭄이 들던 여름에 비한방울이 주는 풍요로움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었다. 온 마당에는 비를 담을만한 것들이 총동원된다. 한 방울이라도 더 받아두기 위해 빈 그릇까지 출동했다. “영신아! 비 온다. 비! 비와야! 비! 비 받아라, 한 방울이라도 더 받아야 삼밭에 물주는디....“ 어렸을 적 추억이 몸에 배어 지금도 비를 담는다. 온몸으로 담기도 하고, 우산 위로 흐르는 비를 담기도 한다. 푸르디 푸른 색깔 속에 흘러내리는 빗속에 들어가 자연과 사귀는 시간을 마중 나가야겠다. (사진.글/장터사진가 정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