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지언 공연칼럼리스트 | 안톤 체홉 희곡을 가장 명징하게 해석하여 무대화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이기호 연출이 ‘세 자매’를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 올린다. 이 작품은 지난 5월 12일부터 20일까지 부산의 예노소극장에서 공연되었으며, 김문홍 연극평론가의 리뷰에서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서울에서 막을 올린다. 앞만 보며 살아가는 관객들이 잠시 멈춰서서 우리의 삶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비춰보는 시간을 만들고자 했다 --- 경성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이기호 연출 안톤 체홉의 ‘세 자매’는 러시아의 어느 지방 도시에 사는 세 자매가 겪는 꿈과 현실의 괴리 속 인생의 속성을 그려낸 작품이다. 실제로는 그곳을 한 발짝도 떠나지 못하면서 언제나 모스크바로 돌아갈 날을 꿈꾸는 세 자매의 모습은, 이룰 수 없는 이상을 희구하며 현실을 견뎌내야 하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안톤 체홉이 1900년 집필한 ‘세 자매’는 이듬해 모스크바예술극장에 초연됐고, ‘갈매기’ ‘바냐삼촌’ ‘벚꽃동산’과 함께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셰익스피어 이후 최고의 극작가로 평가받는 체홉은 ‘세 자매’로 1902년 그리보예도프상을 받았다. 희곡은 포병 여단이 주둔하는 지방 도시를 배경으로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6월 20일부터 27일까지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10층에서 ‘SayPromise: 타룬의 기억 속 평화 작품전’을 개최한다. 2월 튀르키예 하타이(Hatay)지진 피해 현장에 있는 시리아 난민 출신의 아티스트, 압둘 바시르 타룬(Abdul Bashir Torun, 시리아)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으로 작품 21점을 보내 전시회를 연다. 작품 전시와 동시에 입찰식 경매(Silent Auction)가 진행된다. 현장에서 원하는 작품을 골라입찰 금액과 연락처를 기입하여 경매함에 넣으면 전시 마지막 날 최고 입찰자에게 연락하고 작품을 보내준다. 작품 판매 수익금은 타룬 작가의 뜻에 따라 지진 피해를 입은 시리아를 위한 지원 사업에 사용한다. 압둘 바시르 타룬은 시리아 홈스(Homs)에서 태어나 자랐으나, 기나긴 시리아 내전으로 고향을 떠났다. 가족과 함께 레바논을 거쳐 수많은 위기를 넘기고 튀르키예 하타이에 정착했다. 여기서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같은 처지의 난민을 돕기 위해 The Taiwan - Reyhanli Centre for World Citizens 센터에서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던 중, 큰 지진으로 또 다시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세상, 자신의 꿈을 찾아 이루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걸까? 뮤지컬 <애니사피엔스>는 인간의 형태를 갖도록 진화한 동물이, 신인류임을 인정받은 뒤에 겪는 온갖 차별과 제한을 담고 있다. 인간은 인간처럼 진화한 동물을 어쩔 수 없이 인류로 받아들이지만 함께 살기는 싫다. 그래서 애니멀랜드라는 지정구역을 만들어 거주를 제한하고, 조금이라도 인간에게 위협이 되면 살처분 가능하게 하는 등 가혹한 차별을 정당화 한다. 애니사피엔스들에게 허용된 가장 좋은 일자리는 동물원(Zoo Land)의 공무원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애니사피엔스들은 자신의 조상인 동물 흉내를 내는 일 뿐이다. 신인류로 진화했지만 다시 동물이 되어야 먹고살 수 있는 현실. <애니사피엔스>는 사회 현실을 알뜰하게 풍자한다. 동물원 오디션 합격률 95%를 자랑하는 입시학원(Zoo School)에 호랑이 인간 켈로그가 신입으로 들어오는데, 켈로그는 입사 오디션이 불합리한 시스템이라면서 문제를 제기한다. 입사오디션이 어떻기에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한 걸까? 이로 인해 갈등의 한가운데 서게 된 켈로그는 어떻게 될까? 켈로그의 문제제기는 모두에게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과 주한캐나다대사관이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모두의 어떤 차이’를 공동 개최한다. 이 전시는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개최 시기(7.11~15)에 맞춰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3층에 있는 ‘갤러리 ICC JEJU’에서 참여 작가의 작품 일부가 소개되고, 서울 KF갤러리 본 전시 종료 이후에는 주 오타와 한국문화원(9.5~29)으로 순회전시할 예정이다. ‘모두의 어떤 차이’전(展)은 캐나다 최대 장애인 예술 단체인 국립장애인문화예술센터의 협력으로 가능했다. 한국의 고(故) 이원형, 픽셀 김을 비롯해, 캐나다 앨버타주 출신 장애인 예술가 20인(팀)이 참여해 양국 장애인 예술가 작품 70여 점을 선보인다. 작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고유한 시각과 독자적 작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한국과 캐나다를 예술로 매개하던 한국계 캐나다 조각가 고(故) 이원형 작가는 천재적인 조각가로 명성이 높다. 소아마비로 장애가 있음에도 청동을 중심 소재로 삶과 예술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독창적으로 전개했던 세계적인 예술가다. 2010년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콩코에 기증해 대통령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7월 7일(금)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세상의 모든 피리' 콘서트가 개최된다. 마치 견우와 직녀의 만남처럼 깊은 울림의 소리, 그 잔향 끝의 특별한 선율로 다가갈 음악회 '세상의 모든 피리'는 동,서양의 '피리'인 플루트(Flute)와 대금(大笒), 두 악기의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융합되는 과정을 음악으로 담아내는 사단법인 서울나눔뮤직그룹의 새로운 프로젝트다. 플루티스트 이인, 대금주자 신주희가 만들어 내는 우리 가락과 클래식 음악, 그리고 사랑의 플룻콰이어, 신파랑을 비롯한 여러 음악인들의 협업으로 구성될 이번 공연은 새로운 작,편곡은 물론 두 악기의 특성과 융합을 나타낼 수 있는 다채로운 작품들로 구성돼 △W.F. Bach - '6 Duets No. 3, F. 55' △이지혜 - '묵향(墨香)' △홍난파(arr. 김한기) - '고향의 봄' △석예리 편곡 - '계면가락도드리' △J.S. Bach - 'Orchestral Suite No. 2, BWV 1067 中 V, VI, VII' △김성기 - '팔도유람' △김백찬 - 'Tango Apssionado(위촉초연)'가 선보여진다. 공연의 주요 선율을 수놓을 두 음악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중학교 시절부터 작곡을 했지만 스스로 전문 음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작곡가 류형수에게는 자신만의 음반이 없었다. 민중가수 윤선애가 주로 부른 '저 평등의 땅에'를 작곡한 사람이 류형수임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가 마침내 솔로음반을 내고 발매기념공연도 한다. 류형수는 서울대 노래모임 메아리와 노래모임 '새벽'에서의 활동을 마치고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다. 그가 활동하던 노래집단 '새벽'은 2006년 마지막 공연을 했다. 역설적이게도 류형수는 이 마지막 공연을 계기로 다시 작곡을 시작했다. 2020년부터는 유튜브 <류형수 테레비>를 통해 자신이 만든 곡을 세상에 알려왔다. 그동안 류형수는 자신의 노래를 아낌없이 아티스트에게 공급하고 함께 작업해 왔다. 그 인연들이 이번 류형수 솔로앨범의 원동력이 되었다. 아티스트들이 모두 자기 일처럼 발벗고 나서 작업을 돕고 있다. 새 앨범에서는 음악에 대한 그의 새로운 관점을 볼 수 있다. 새롭게 편곡한 대표곡은 물론, 확장된 세계를 반영한 곡들을 만날 수 있다. 앨범 발매 기념공연은 6월 24일 토요일 오후 5시 소월아트홀에서 열린다. 그의 노래를 불러온 이소선 합창
림지언 공연컬럼니스트 | 짠~~~한 사람 둘이 모여, 아니 여럿이 모여 콘서트를 한다. 보컬색이 확연하게 다른 두 사람이 조화롭게 만들어내는 화음이 기대된다. 가수 허영택은 대학시절 경희대 문리대 노래패 ‘장작불’ 활동을 통해 음악을 시작하여 지역문화운동단체 동부문화센터 소속 노래패 ‘아리수’를 거쳐 포크락밴드 카운티, 혼성트리오 ‘허디마’, 남성중창팀 ‘중년시대’에서 활동했다. 2015년 정규 1집음반 ‘왜 그리운 것들은’을 발표했으며, 2015 오월가요제 금상(중년시대), 2017년 인천평화창작기요제 장려상(중년시대)을 수상했다. 2019년부터 뮤지컬 ‘우리들의 사랑’에서 김현식 역을 맡았으며 현재 청소년소설 ‘까칠한 재석이가 깨달았다’를 각색한 뮤지컬을 준비 중이다. 공저 ‘우리가 하려고 했던 그 거창한 일들’(2022)에 글을 올리기도 했으며, 2022년 가을부터 충무로에서 공연장 ‘공간하제’를 운영 중이다. 가수 김민정은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서 보컬을 전공하고 동대학에서 조교 생활을 했으며, 이소라가 속했던 보컬그룹으로 유명한 '낯선사람들'에서 활동했었다. KBS드라마 '컬러', '좋은남자 좋은여자', 영화 '아찌아빠', KBS만화영화 '돌고래 요정
림지언 공연칼럼리스트 | 카라코람 히스파빙하(63km)는 남극, 북극에 이어 제3의 극지라 불린다. 카라코람산맥은 히말라야산맥의 일부로 파키스탄, 인도, 중국 국경과 닿아있다. 카라코람은 튀르키에어로 '검은 자갈밭'을 뜻하는데, 지형이 매우 험하고 빙하와 암석으로 되어있어 19세기 초에 처음으로 유럽탐험대가 접근했다. 코스 중에 비아포-히스파빙하 트레킹은 인명사고로 인해 2016년 트레킹이 금지되었다가 2018년 다시 허용되었다. 이 위험한 극한에 도전하는 탐험가들의 길에 가수 신현대가 후원을 위한 콘서트를 연다. 노래하는 산, 신현대. 그는 수많은 곡을 만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지만 산과 음악이 사람의 길로 가는 여정이라 여기며 대중 가수로는 최초로 '자이언트 초오유(8,201m)', 세계 6위 봉을 등정했고 에베레스트 8,848m를 등반하면서 죽을 고비도 넘겼다. 그의 이런 산사랑이 파키스탄 원정대를 꾸리는 후배들의 어려움을 간과할 수 없게 하였다. 신현대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음악을 통해 후원금을 모으고자 급하게 콘서트를 계획했고 5월19일 충무로에 있는 음악 공연장 [공간 하제]에서 공연한다. 극지 탐험에 동행하는 마음을 가진 분들의 적극적 참여가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노동운동이 거센 부산과 울산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민중미술 활동을 해 온 대표적인 작가 곽영화의 17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그는 일찌감치 민중미술의 맥락을 찾아 공부했다. 화승(畵僧)으로부터 먹의 활용과 전통 채색화의 기법과 탱화를 배웠고, 채희완, 인진택, 김민기 등과 꾸준히 교류하고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하는 등 이론적 토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과정을 거쳐 민족미술 형식을 실험하고 회화적 내공을 축적하여 자신의 예술적 성과를 가다듬기 위해 꾸준히 개인전을 열어왔다. 현장미술의 형상성을 자신의 작업으로 끌고 들어와 민족미술의 원형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 노동현장에서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해원의 소망을 표출하였다. 이번 개인전에는 근·현대사를 지나며 겪는 한국 민중의 애도(哀悼)와 위무(慰撫), 염원(念願)과 이상향(理想鄕)을 중심으로, 시간차를 두고 이를 변용하여 새롭게 현대적 구성으로 제작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예술에서의 치유기능은 단순한 위로나 아름답게 치장된 위안이 아니라 감각적인 전신생태계에 자기 회복력을 일깨우는 일이다. 곽영화의 작품은 상실과 슬픔의 정조로 잊혀지고 버려진 사람들을 애도하고 자본주의 욕망에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씨앗페> 전시에서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던 작품 가운데 POP KIDS 시리즈가 있었다. 커다란 안경을 낀 어린아이 혹은 성인의 얼굴이 화폭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안경에는 어떤 메시지 혹은 이미지들이 그려져 있다. 그림 제목에 들어가는 숫자와 메시지를 관련시켜보기도 하면서 퍼즐을 풀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작품을 그린 최윤정 작가의 개인전이 열렸다. 지난 전시회에서 작가의 말을 찾아보고서야 작가의 관심이 미디어에 있음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커다란 안경의 의미는 매우 중의적이다. 작품 자체도 미디어일진데, 작품속 안경도 미디어다. 커다란 안경은 캔버스 안의 캔버스다. 안경 속 인물이 보는 세계를 보여주는지 우리가 보는 세계를 보여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실'을 보여주는 창이고싶어한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작가의 작품 활동은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또한 세계를 보는 프레임이기도 하다. '프레임'이라는 말 자체도 중의적이다. 게다가 이들 팝키즈는 디지털 세대이니, 커다란 안경은 그들이 세계를 보는 창인 모니터라고 해도 되겠다. 미디어이고 창이자 안경이고 모니터인 캔버스 안의 캔버스에는 다양한 장면들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