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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은행대출 문턱 낮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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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예술인 조합원 대출 100% 상환을 달성했다.

 

이는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는 이유로 예술인들의 신용등급을 낮추고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부하는 행위에 근거가 있는지 의심하게 만드는 사례다.

 

예술인들의 협동조합인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은 2021년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을 통해 조합원에게 대출을 시행했다. 조합원 39명에게 총 9300만원을 신용 대출하고 1년 동안 원리금분할상환하기로 하였다. 

 

신용등급 무관하게 대출 실행, 100% 상환으로 개인 대출의 안전성 검증

 

당시에는 신용등급이 9~10등급인 사람, 금융기관에서는 대출이 불가능한 사람도 꽤 많았다. 하지만 간소한 절차를 거쳐, 어떤 경우에는 당일 대출도 해주었다. 

 

이렇게 대출한 총 39명 중 2명이 6개월 정도 연체했다. 하지만 1명은 6개월 뒤 바로 전액상환했고, 나머지 1명은 계속해서 조금씩 상환하여 마침내 모두 상환했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에서는, "한 명의 낙오없이 모두 전액상환"한 것을 이번 조합원 대출의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있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은 이런 자신감을 기반으로 2022년에 <예술인상호부조대출>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1차 대출금이 소진된 뒤에는 <씨앗페>를 통해 2차 대출기금을 마련하여 지금도 활발하게 예술인들의 긴급생활자금을 신용대출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신용이 낮은 사람들이 연체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을까?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의 서인형 이사장은 "실제로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가 책임질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개인의 연체율은 코로나 팬데믹에도 2019년과 비슷하게 낮은 수준

 

서 이사장이 이렇게 자신감 있게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시간 금융데이터를 들여다 보고 얻은 확신 덕분이다. 그에 의하면, 개인의 경우 다소 연체가 발생할 수는 있어도 결국에는 다 갚는다. 특히 개인 소액대출은 갚아야 할 금액도 소액이라 상환율이 특히 높다.

 

"개인의 경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연체율이 늘고 있다는 저축은행조차도 1개월 연체가 5% 미만이다. 정부정책자금 연체도 10% 미만이다. 실제 개인의 연체율은 생각보다 낮다." 서이사장의 말이다.

 

 

지난 5월 25일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최근 금융권 대출 연체 동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3월말 은행 연체율은 0.33%로 최근 상승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발생 직전인 ’19년과 비슷한 낮은 수준"이라고 적혀 있다.

 

다만, 카드사(1.53%)와 캐피탈사(1.79%)는 연체율이 ’19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으로 회귀했고, 저축은행(5.07%)과 상호금융(2.42%)은 각각 ‘16년 및 ’14년 수준으로 회귀하였으나 그 이전 시기의 최고치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2013년 말 저축은행 사태가 일어난 시기를 말하는데, 이 역시 저축은행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로 발생한 일이지 개인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개인들은 오히려 피해자였고, 당시 연체율은 21.7%였다. 

 

코로나팬데믹을 넘어오면서 수많은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들이 쓰러지고 피해를 입었는데도, 개인들은 성실히 대출을 갚아왔다는 것이다. 게다가 연체율이란 것은, 정해진 날짜에 입금하지 못했다는 말이지 영영 떼어먹었다는 말이 아니다. 

 

은행의 연체액은 자기자본 대비 한 자리수에 불과, 문턱 낮출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서 2022년에 발표한 <거시 충격에 대한 은행대출 연체율 스트레스 테스트>라는 금융브리프에 의하면, 우리나라 은행의 연체액은 자기자본 대비 한자리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물가, 금리, 주택가격 등 거시변수에 동시에 역대 최대 충격이 가해져도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다고 하였다. 

 

세계적인 대공황과 같이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한, 한국의 은행은 연체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만 안전한 사회가 정말 안전한 사회는 아닐 것이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의 이러한 성과가 기준도 알 수 없는 가혹한 신용등급 제도의 실체를 드러내고, 개인에게는 은행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