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3월 18일, 국악진흥법 시행 준비를 위한 현장간담회가 있었다. 행사 주최는 문화체육관광부였고,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실무를 주관했다. 간담회 현장인 국립국악원 예인마루 세미나실은 국악진흥법 시행에 기대를 가진 국악인들로 가득찼지만 이번에도 일방적 진행이 문제가 되었다. 참석자들의 열기가 무색하게 간담회 내용은 밋밋했다. 이미 알고 있거나 관심사가 아닌 국악진흥법 개정 경과보고에 시간을 꽤 많이 할애했고, 이어진 국악진흥법 주요 사항 제안 발표는 너무 광범위하여 주어진 시간 내에 포괄하기 어려웠다.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해외사례, 구체적인 아이디어 제안, 게다가 국악의 날을 며칠로 할 것인지까지 담다 보니 발표 시간은 예정보다 30분 이상 초과되었다. 이로 인해 충분한 의견 수렴을 위해 한 시간으로 예정되었던 플로어 자유토론 시간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이날 발표 내용 중에 인상깊었던 것은, "예술인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국악을 사용하기보다는 예술인이 국악에 사용된다"는 발언이었다.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국악과 국악계에 만연한 권위주의와 경직성을 극복하고 국악이 매체로서, 그릇으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말이다. 국악진흥법의 주요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3월 14일 한국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윤석열 정부 표현의 자유 침해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외신기자들도 많이 참석하여 현재 한국의 언론집회의 자유 상황은 물론, 표현 자유와 블랙리스트 현황에 대하여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자리는 3월 18일부터 열리는 제 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윤정부의 반민주주의 행태를 규탄"을 목적으로 열렸다. 간담회를 주최한 것은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약칭 21조넷)'으로 16개 단체의 연합체이다. 독재화 진행되는 한국에서 열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2021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주도로 만들어진 국제회의로, 권위주의에 대한 방어, 부패와의 싸움, 인권 존중 증진 등을 3대 의제로 제시하고 있다. 21조넷은 현재 한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할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간담회에 앞서 21조넷은, 윤정부가 며칠 남지 않은 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소나 행사 정보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민주주의에 앞장서겠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윤정부의 반민주적 행태로 인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지수(LDI)가 179개국 중 47위로 지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한국스마트협동조합에 따르면, 2022년 12월 19일에 시행한 예술인상호부조대출은 지금까지 총 129건 2억 9400만원이 실행되었다. 이 가운데 44건은 상환을 마쳤다. 이에 현재 대출 중인 건은 총 85건 1억 9000만원이다. 129건, 2억 9400만원 중 긴급생활자금 대출이 101건으로 1위 특히 올해는 아직 3개월도 지나가지 않았음에도 총 대출 9800만원이 실행되었고 익일소액대출은 이미 350만원이 상환되었다. 이는 긴급생활자금이 2024년부터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증액되었고, 익일소액대출이 신설되는 등 예술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적절하게 상품이 다양화한 데에 힘입은 것을 보인다. 대출 건 수 가운데는 긴급생활자금 대출이 101건으로 가장 많다. 대출은 2024년 들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출금을 완납한 뒤 다시 대출을 진행하는 비율이 34.15%로, 예술인상호부조대출에 대한 신뢰가 놓고 접근성도 좋음을 보여준다. 4410만원 이자 절감 효과, 예술인들의 신용도 입증 일반적으로 예술인은 은행 대출이 불가능하고 저축 은행이나 캐피탈, 신용카드, 대부업자들에게 가면 평균적으로 18% 내외의 금리로 대출을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이왕준 | (2020년 코로나 판데믹이 시작되면서 모든 저녁 미팅이 사라진 대신 하루가 멀다하고 공연장으로 피정을 갔다. 그리고 또 금년 2월 중순부터 시작된 의료대란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변의 모든 저녁 미팅이 사라지고 있다. 덕분에 나에게는 다시 공연장 피정 생활이 복귀되는 듯 하다. 3월 들어서는 5일간 매일 공연장에 다녀왔다.) 오늘은 3월 6일 수요일 예술의 전당에서 있었던 서울 콜레기움 보칼레 & 뮤지쿰의 <바하 요한 수난곡> 전곡 연주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는 바하를 즐기러 갔는데 로비에서 너무 많은 목사님들과 신도들을 많났다. 아! 지금이 부활절을 얼마 앞둔 고난주간이었지! 요사이 교회에 출석하지 못한 미안함이 몰려온다. 작년 <마태수난곡>으로 서울문화재단의 서울예술상을 수상한 덕에 그 상금으로 연이어 <요한수난곡>을 올리게 된 서울 콜레기움 보컬레 & 뮤지쿰의 패기와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더불어 이제 재팬 콜레기움에 비교해도 충분히 맞짱뜰 만큼 성숙한 기량과 내공에 감탄하면서 김선아 지휘자의 헌신과 노고에 다시 한번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콜레기움 뮤지쿰은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서울경제진흥원(SBA)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이번3월 31일 일요일을 마지막으로 전관 폐관한다. 지난 해 11월 말에 서울시가 발표한 '창조산업허브' 조성을 위해서다. 2027년에 다시 문을 연다고는 하지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운영 방식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용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괜찮은 공간이 사라진다니... 흐엉~ -- **맘 **카페 서울시 정책인지 국가정책인지... 열받네 ㅠㅠ 만화의 집... 많이 사랑했다. -- 트위터 이 자리에 들어설 창조산업허브는 웹툰과 게임 투자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목표로 만들어지는 곳이다. 서울시는 웹툰, 게임, 영상, 미디어, XR을 5대 핵심 분야로 지정해 집중 지원하여 어려운 경제여건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밝힌 구체적인 계획에 따르면, 서울 창조산업허브에는 "우수한 투자자들이 모여서 1년 365일, 미래 유니콘 기업의 발굴부터 투자까지 이뤄지는 ‘기업 지원 공간’과 전시, 컨퍼런스, 상영회 등의 ‘시민 참여공간’으로 조성된다."고 한다. 문제는, 여기에 '애니메이션'이 낄 자리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서울시가 밝힌 국내 주요 콘텐츠 산업 현황을 보면, 총 1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2월 23일~25일 '신기술기반 장애예술 창작실험실 쇼케이스(이하 쇼케이스)'가 열렸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장애예술과 기술을 융복합하는 실험을 위해 확보한 8억원의 예산이 결실을 보는 자리였다. 8억원으로 총 9팀을 지원했다. 그리고 그 중 5팀은 융복합 전시작품을, 4팀은 공연물을 제출했다. 라움콘의 <집을 잃어버린 남자>는, 뇌출혈 후 베르니케 실어증으로 인해 하고자 하는 말과 발화되는 말이 전혀 달라 소통하려 할수록 오히려 소통이 되지 않는 상황을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구현한 작품이다. 관객이 화면에 접근하면 비정상적으로 일그러진 음향이 만들어지면서 작가의 상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김은설의 <청각장애 인공지능>은 보청기를 사용하는 작가가 듣는 행위를 인공지능 학습에 빗대, 말하는 관객의 입모양을 분절적 이미지로 인식해 이를 따라함으로써 소리를 내도록 구현했다. 소리는 자연스럽지 않고 때론 비슷하지도 않다. 청각장애자가 한 음절을 만들려면 엄청난 감각과 노력을 동원해야 함을 보여준다. 픽셀김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김현우의 <픽셀유니버스>는 작가의 작품들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했다. 작품에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2월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예지, 이상헌 국회의원 주최로 "예술인 자녀돌봄 지원사업"에 대하여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예술인 자녀돌봄 지원사업의 필요성은, △공연이 끝나는 늦은 시간이나 주말까지 언제든지 자녀를 돌봐주는 보육시설이 △야간에 대중교통으로 접근 가능한 곳에 거의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번 토론은, 전액 삭감되었던 예술인자녀돌봄센터 예산을 다시 확보해 준 김예지 의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으며, 토론에 앞서 이상헌 의원의 영상 인사, 김예지 의원,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하 예복) 박영정 대표, 서울연극협회 박정의 회장,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방지영 이사장 등 총 6명의 환영사 및 축사가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네트워크가 중요한 예술활동, 고립된 육아는 더욱 치명적 예술인자녀돌봄센터 예산을 내년에도 확보할 수 있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자녀 돌봄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예술인들은 이날, 단지 자녀돌봄을 넘어서서 '부모-예술인'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그 정체성에 대한 고민까지 논의를 발전시켰다. 예술활동에서는 네트워크가 그 어떤 분야에서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부모-예술인이 육아과정에서 고립되는 것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발표가 3월에 마무리된다. 올해도 우수한 작품들이 많이 소개되었지만 그 가운데 특히 깊은 인상을 남긴 공연 가운데 하나가 <무한수렴의 멀티버스>이다. 이것은 전통 분야의 공연이다. 그런데 공연의 내용은 '현대음악'이다. 현대음악과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는, 허윤정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인 공연이었다. 그가 한 번도 오르기 어렵다는 창작산실무대에 네 번이나 오른 이유다. 시작은 평이했다. 거문고, 아쟁, 징과 함께 진도 씻김굿 가락이 퍼졌고, 소리가 가미됐다. 하지만 다음 곡부터는 현대음악의 색깔이 강했다. 곡조와 가락보다는 음색이 강조되고, 흔히 감상하던 음악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소리를 탐구했다. 특히 이번에 초연된 신곡 '엽葉 Tide Wave 소리빛 불의 파도'는 거문고 대금 이중주로 시작하여 강력한 타악기가 결합하여 숨쉴틈도 없이 몰아치는 연주로 종국에는 관객을 블랙홀로 빨아들이고, 그 이후의 평안함까지 맛보게 한다. 객석에서는 브라보가 터져나왔다. 연주는 블랙홀에서 빠져나온 관객을 즉흥연주로 인도하여 자유로운 조화를 맛보게 한 뒤 전통 음악인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2월 21일 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에서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제 60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계획안 발표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미 예고되었던 구정아 작가의 <오도라마 시티> 내용이 보다 구체적으로 소개되었다. 보이지 않는 물질, 향(냄새)로 감각적 경험 확장 전시장에서는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수집한 '향기 메모리'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향(냄새)을 전시한다. 향(냄새)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기획의도에 따르면, "보이지 않는 물질도 물질이다." 관객은 여기서 작품 주제인 '우스(OUSS)'를 느껴본다. 우스는 물질과 비물질의 영역을 뛰어넘어 '감각적 경험의 또 다른 확장'을 할 수 있는 만능 존재이다. 구정아 작가가 1990년대에 창안한 개념이다. 본 전시 주제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한국과 전시 한국관 30주년 전시 및 여타의 한국 전시들은 본 전시 주제와 무관하게 열린다. 하지만 한국관 전시는 본 전시 주제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한국관 공동예술감독 이설희씨는 "한국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냄새)의 기억을 수집하기 위해 고향에서 거주하지 않는 전세계 다양한 사람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최근 10년 이상 원고료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문인저술가들의 한탄이 계속되었다. 사실은 제자리가 아니라 후퇴하고 있다. 1980년대 사보 등의 매체 원고료는 1만 5000원 ~ 2만원이었다. 1990년대에는 1만원대로 내려갔다. 2000년대 들어서 A4용지 1장을 기준으로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원고료가 더 내려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에서 2023년도에 문인들이 받은 원고료를 조사했다. 38개 문예지의 원고료 2,765건의 데이터를 7개 장르(시. 동시, 시조, 동화, 소설. 비평/평론, 에세이)로 구분하여 평균 원고료 단가를 분석하였다. 이 조사는 2022년도에 시작되어 올해로 3년째인데, 그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올해 결과만 소개한다. 최저 지급액과 최고 지급액 사이의 편차가 가장 큰 분야는 에세이로 20배가 넘었고 그 다음이 비평/평론 분야로 10배가 넘었다. 편차가 가장 적은 분야는 동화로, 원고료가 거의 균일하다고 봐도 무방했다. 다만 동화는 타 분야에 비해 분석 사례수가 현격히 적었다는 점에서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아르코가 2,765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야별 원고료 평균을 내 보았는데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