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예술계에서 학벌과 인맥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그래서 대학입시에서는 지원자의 서류는 물론, 심지어 얼굴까지 가리고 선발하는 방법을 쓰기도 하였다. 다른 분야는 어떨까? 수년 전에 학벌보다 실력으로 인재를 선발하자는 취지로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학력과 경력, 인적사항을 가리고 면접을 통해 우수 인재를 가려내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서는 같은 학교 혹은 좋은 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로, 이전에 좋은 회사를 다녔다는 이유로 가산점을 받을 수 없다. 역으로 좋은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류 심사에서 탈락되는 일도 없다. 어떤 수업을 들었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자기소개서 혹은 면접질문을 통해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평가한다. 공공기관 '의무'였던 블라인드 채용, '적용'으로 바뀌다 이러한 블라인드채용은 공공기관에서 2017년부터 '의무'였지만 2022년 11월부터는 '적용'으로 바뀌었다. 2022년 10월 대통령 윤석렬이 제1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우수 연구자 확보를 가로막은 공공기관 블라인드를 우선적으로 전면 폐지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2년 기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2022년 한국예술인복지재단(예복) 창작준비금 지원사업에 참여한 예술인 가운데 279명이 활동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보완하지 않았다. 이들은 앞으로 5년간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사업에 참여가 제한된다. 예복 사업에 대한 참여제한 공시 대상자는 2020년 188명에서 2021년의 562명으로 크게 늘었다가 올해 279명으로 다시 감소하였다. 참여 제한 예술인 명단은 예복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팔다리가 자유롭지 못하거나 심지어 신체 일부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사람의 춤은 어떠할까?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춤을 출 수 있을까? 춤을 잘 춘다 못 춘다의 기준은 무엇일까?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은 2022년 국정감사 자리에서 장애인은 비장애인처럼 춤출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선발할 계획이 없다고 말함으로써 나름대로의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구시대적이고 식상한 기준은 산산 조각이 나고 있다. 모든 선입견과 한계에 도전하며 근본적으로 다시 던지는 질문 지난 4월 20일 장애예술인의 몸짓무용 활성화 토론회에서 소개된 "김원영 X 프로젝트 이인 <무용수-되기>"프로젝트(이하 프로젝트 이인)는 장애예술에 대한 질문을 넘어서서, 우리가 설정한 모든 선입견과 한계에 도전하며 근본적으로 다시 질문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뉴스아트에서 토론 내용을 소개한다. 프로젝트 이인 연출가인 라시내씨는 스스로를 등록된 장애는 아니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공연예술연구자로서 몸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그 과정에서 '연극하는 변호사' 원영이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자신의 몸을 무용으로도 확장하였다. 장애인의 몸은 움직
림지언 공연컬럼니스트 | 림지언은 대학로를 중심으로 연극&뮤지컬은 제작, 기획하는 프로듀서이다. 각종 협단체에서 문화예술인의 복지 및 정부정책을 발전시키기 위한 활동도 한다. 앞으로 뉴스아트를 통해 공연 문화를 둘러싼 여러가지 이슈와 견해를 다룰 예정이다. 쏭 기획 / 극단 서울공장 총괄프로듀서, 공연예술인노동조합 조직국장, 서울민예총 이사로서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공연문화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시! 시민과 함께 문을 연 제44회 서울연극제! 1967년에 처음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오며 세계 3대 연극제로 선정되기도 했던 서울연극제가 화려하고 신명 나는 개막식을 치렀다. 수많은 연극페스티벌이 있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연극인들에게는 서울연극제가 가장 큰 행사이다. 서울연극제 본선 경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작품성과 작업의 결과물에 대해 인정받은 것으로, 공신력에서 가장 우위에 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22일 토요일에 그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있었다. 코로나에서 벗어난 이후 열린 첫 번째 서울연극제답게 아르코예술극장에서 마로니에 공원으로 또 야외 상설무대로 이동하며 공연한 사물놀이 &am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요즘 공연예술인 사이에서 핫한 프로그램이 있다. 서울시 공공프로젝트 <공연봄날>이다. 2021년에 파일럿으로 운영되고 2022년도에 처음 시행한 것으로, 올해 2년차이다. 예술인들 사이에서 핫한 이유는, "오직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이 지원하는 예술 프로젝트는 그 번거로움과 경직됨으로 인해 '멋모르고' 지원했다가 골치를 썩는 일이 빈번하다. 행정적인 일과 서류작업은 물론, 크고 작은 문제를 직접 해결하면서 공연을 준비하느라 허덕여야 하기 때문이다. 실무와 서류작업은 사무국이, 예술인은 공연에만 집중 <공연봄날> 프로젝트는 다르다. 공연문화운영사무국(이하 사무국)이 따로 있어서 공연에 필요한 모든 행정 업무와 실무를 대신해 준다. 예술인은 예술만 하면 되고, 정산과정도 간단하고 편리하다. 그렇다고 출연료를 낮게 책정하지도 않는다. 예산 사업이기 때문에 풍족하지는 않아도 공연단체들이 허덕이지 않아도 될 정도의 수준으로 지급된다. 학교나 도서관을 찾아다니면서 공연했다. 이번 사업으로 아이들이 일상적 공간이 아닌 곳에서 친구와 함께 흥분하고 신나는 모습으로 호응해줘서 행복했다. 좋은 공연장, 많은 지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오는 4월 26일 오후 3시, 광주에서 <검은비> 기증식 및 내림의식을 갖는다. 상무관 복원 공사로 인해 철수가 예정되어 있는 작품 <검은비>는 이날 마지막으로 대중에게 공개된다. 이후 <검은비>는 상무관에서 철수하여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기증된다. 이날 검은비 내림 의식과 공연은 평화의 춤꾼이며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3호 동래 학춤 이수자 박소산씨가 주도한다. 박소산씨는 2018년 3월 1일 탑골공원을 시작으로 전국 곳곳을 돌며 평화의 날갯짓이라는 이름으로 동래학춤을 추고 있다. 정영창 작가는 "검은비가 시민들이 원하는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상무관에 다시 자리 잡기를 기원하면서 '검은비 내림의식 행사'를 갖고자 합니다."라고 하면서, "이 날(26일)은 상무관의 검은비를 보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 그동안 검은비 존치를 위해 함께 해 주신 시민들과 예술가들, 그리고 비엔날레 방문객들까지 모두 초대한다고 하였다. 검은비는 2018년 설치 당시에도, 추모비(碑)로 재탄생하도록 하기 위해 진혼극 의식을 시작으로 설치된 바 있다. 불가피하게 작품을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갈등이 있었지만, 공개 토론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일부에서는 사진가인 줄로만 아는 김이하 시인의 시집이 출간됐다. 무려 여섯 번째 시집이다. 사진가인가 할 정도로 촬영에 열심이면서 시집까지? 부지런도 하시지... 그런데 제목이 <목을 꺾어 슬픔을 죽이다>이다. 무섭다. 저, 저, 저 파도 같은 울음에 밀물 같은 검푸른 눈물에 가던 길 비틀거리는 그 밤 뜬금없는 부고는 내 문간에서 다른 이에게 서둘러 가다 말고 처마에 축 늘어진 전선 줄을 따라 눈물 한 방울 동그랗게 매달아두고는 이내 정신을 추슬러 골목을 돌아나간다 - '목을 꺽어 슬픔을 죽이다' 중에서. 왜 이런 제목이 붙었을까? 시인은 우리 시대 민중의 삶과 생의 질곡을 기록했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삶이 얼마나 퍽퍽한가. 견디기 위해 다들 아닌척 해서 그렇지. 외롭고 서글픈 정념이 짙게 배어든 시들의 모임에 시인은 무척이나 솔직한 하지만 중의적인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그 안에는 고독과 처연한 슬픔을 견뎌내는 낙천적 힘도 느껴진다. 그래야지. 그래야 시지. 그렇게 여섯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너털 미소를 머금고 굴곡진 시대의 거리마다 억센 발로, 형형한 눈으로(시인 박재웅)" 올곧고 단호한 기억을 남긴다. 발밑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경기아트센터에서 <거리로 나온 예술> 사업에 참여할 예술인 1400개 팀과 개인을 모집한다. 그동안 공공기관에서 공연예술인을 공모할 때 전문예술인과 생활예술인을 구분하지 않아 문제가 되었던 바, 경기아트센터에서는 약간의 구분을 지었다. 개인, 생활예술단체팀, 전문예술단체팀, 전시팀으로 지원 자격을 구분하였다. 생활예술과 전문예술 구분하여 출연료와 공연비 책정? 개인공연팀은 거리공연 20분에 45만원을 주는 반면, 단체공연팀은 거리공연 20분과 방문공연 60분 기준으로 생활예술팀은 200만원, 전문예술팀은 300만원을 준다. 회화, 조각, 공예, 설치미술 등에 대한 전시료는 1회 5시간에 50만원이다. 정해진 출연료에 공연제작비와 기타 인건비가 포함되고, 단체출연료의 경우 공연장소 섭외비와 공연시스템 구축 비용, 현장 운영비용과 홍보비까지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5인 이하는 개인, 6인 이상은 팀으로 분류된다. 출연료가 결코 많다고 볼 수 없다. 게다가 개인공연팀의 경우 전문예술인과 생활예술인의 수당이 차등화되어 있지 않다. 시간 당 수당으로 계산해 보면, 개인공연팀이나 생활예술인팀의 수당이 비슷하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전문예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사진이 등장했을 때는 그림이 소멸할까봐 걱정했다. AI가 등장하자 거의 전 분야에서 떨고 있다. 그러면서도 예술만큼은 '고유한' 가치를 지니지 않을까 희망하고 있다. AI 산출물에는 예술적 가치가 없다고도 한다. 그런데 과연 예술적 가치란 무엇이며 예술이란 무엇일까? 한 독일 사진가가 이 논쟁을 촉발하고자 AI가 만든 '작품'을 세계적인 사진전인 소니월드포토그래피 어워드에 출품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사진을 크리에이티브 부문 최종 후보에 올렸고, 결국 우승작으로 선정했다.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라고 여겨지던, 무려 '창의성' 부문 최종 후보로서 우승했다. 수상작가인 Boris Eldagsen는 시상식장에서, 이것이 사람이 찍은 사진작품이 아니라 AI가 합성한 결과물임을 밝히고 수상을 거부했다. 그는 "AI는 사진이 아니다. 따라서 상을 받지 않겠다."라고 하면서 AI 이미지에 대한 별도의 상이 필요함을 피력했다.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5,000달러의 현금, 소니 카메라 장비, 시상식 참석을 위한 런던 여행, 책과 전시회를 통한 전 세계 홍보 등의 부상이 주어져 왔다. 그러나 이번 수상자인 Boris Eldagsen는 논쟁을 촉발하기 위해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오랜 시간 준비하여 만들어진 민관 거버넌스 조직인 예술청의 민간위촉직 공동청장 2명과 운영위원 9명 중 7명이 계약만료로 임기(위촉기간)가 종료되었다. 계약서 상에는 평가를 통해 연임 가능하다고 되어 있지만, 평가절차 진행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기존 위원의 임기가 종료되어 반발을 사고 있다. 수년 동안 준비하여 많은 예술인들의 환영을 받으며 운영되던 예술청 운영이 시작된지 불과 2년만에 운영위원회가 매끄럽지 못하게 종료된 이유는 무엇일까?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6년에 던져진 화두 예술청은 2016년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계획의 일환인 '서울예술인플랜' 5개년 정책으로 가시화되었다. 많은 해외사례를 참고한 뒤, 2019년에 예술인 거버넌스를 위해 민관협치라는 운영체계를 확정했다. 거버넌스는 동등한 위치에서 각자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업하는 방식을 말한다. 단순히 의견을 수렴하거나 논의하는 자문회의, 위원회와는 질적으로 다른 협업 방식이다. 2019년에는 8인의 ‘예술청 기획단’을 구성하고 10차례에 걸쳐 예술인과 시민이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을 운영했다. 2020년에는 재단직원과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