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영화 창작·제작 지원 예산, 예술강사 예산도 싹둑

URL복사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예산안에서 창작·제작 지원 예산을 2023년 217억5600만원에서 2024년 107억2500만원으로 절반 이상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니메이션과 한국영화 차기작 개발 100% 삭감,

시나리오 61%, 독립예술영화 40% 삭감


애니메이션 지원 항목은 지난 8월에 알려진 대로 전액 삭감되었고, 시나리오 공모전 운영비 예산은 4억1350만원에서 1억6100만원으로 삭감, 한국영화 차기작 기획개발지원 예산은28억460만원에서 전액 삭감,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예산은 2023년 117억3천만원에서 2024년 70억원으로 삭감되었다. 영진위 지원을 받는 장·단편 영화 및 다큐멘터리 작품 수도 올해 136편에서 내년 75편으로 줄어든다.

 

국고지원 270억 중 250억이 상업영화로


영진위는 영화관 입장료의 3%로 조성되는 영화발전기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24년 영화발전기금은 2023년보다 265억 줄었다. 이에 270억원의 국고 지원을 받았지만 이 중 250억원이 상업영화 예산으로 편성되었다.

 

그러나 해외 제작자 로케이션 지원홍보 7억 증액

 

창작·제작 지원 예산은 대폭 삭감한 반면에 해외 영화제작자들에게 한국을 홍보하기 위해 운영되는 '영화·영상 로케이션 지원' 예산은 7억원이 증액되었다. 

 

상업성이 떨어지는 독립 영화나 다큐멘터리 영화는 창작·제작 지원 예산에 힘입어 유지되었기 때문에, 영화계에서는 이런 조치가 생태계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체부 산하 기관인 영진위는 2021년에도 공적자금의 방만한 사용을 놓고 지적받은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최근 10년간 독립영화 지원액이 상업영화지원액의 1/5에 불과하다면서 영진위의 고유한 역할에 대하여 지적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지적사항을 개선하기는 커녕, 상업영화지원 비중을 오히려 늘린 것이다.

 

초중고 예술강사 예산 50% 삭감

 

한편, 지난 9월 20일 학교 비정규직노조(이하 학비노조)에 의해 내년도 초중고 예술강사 예산도 절반 삭감된 287억원으로 편성되었음이 밝혀졌다.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은 2000년도에 도입되어 국악·연극·영화·미술·음악 분야 등 예술인들의 생계문제와 학교 예술교육을 동시에 해결해 왔다. 하지만 예술강사 월평균 급여는 96만원으로 5년째 동결된 데다가 건강보험이나 퇴직금,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출강 시간을 제한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예술강사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기간제 계약을 맺어왔는데, 수업시수를 늘리고 정규 고용을 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야금야금 밝혀지는 예술현장 예산 삭감

 

문화예술진흥기금 공모사업이 70억원 삭감된 것은 현장 공청회에서 공개됐고, 만화영상진흥원 예산 56억원 삭감도 한겨레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번에 영진위 100억 삭감과 초중고 예술강사 예산 290억 삭감 등 사실상 삭감된 문화예술계 예산은 당초 알려진 436억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어디까지나 문화예술계 예산인지 경계가 불분명하다. 해외홍보나 청와대 개발, 관광을 위한 예술지원 예산과 산업 지원 등이 모두 문화예술 예산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우리는 단 한 번도 '예술'을 지원하는 부서를 가져본 적이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