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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계를 경악케 한 이 한 장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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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사진이 등장했을 때는 그림이 소멸할까봐 걱정했다. AI가 등장하자 거의 전 분야에서 떨고 있다. 그러면서도 예술만큼은 '고유한' 가치를 지니지 않을까 희망하고 있다. AI 산출물에는 예술적 가치가 없다고도 한다. 그런데 과연 예술적 가치란 무엇이며 예술이란 무엇일까?

 

한 독일 사진가가 이 논쟁을 촉발하고자 AI가 만든 '작품'을 세계적인 사진전인 소니월드포토그래피 어워드에 출품했다. 심사위원들은 이 사진을 크리에이티브 부문 최종 후보에 올렸고, 결국 우승작으로 선정했다.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라고 여겨지던, 무려 '창의성' 부문 최종 후보로서 우승했다. 


수상작가인 Boris Eldagsen는 시상식장에서, 이것이 사람이 찍은 사진작품이 아니라 AI가 합성한 결과물임을 밝히고 수상을 거부했다. 그는 "AI는 사진이 아니다. 따라서 상을 받지 않겠다."라고 하면서 AI 이미지에 대한 별도의 상이 필요함을 피력했다.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5,000달러의 현금, 소니 카메라 장비, 시상식 참석을 위한 런던 여행, 책과 전시회를 통한 전 세계 홍보 등의 부상이 주어져 왔다.  그러나 이번 수상자인 Boris Eldagsen는 논쟁을 촉발하기 위해서였다는 자신의 의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베를린에서 런던에 있는 시상식장까지 오가는 비용도 모두 자부담으로 처리하면서 시상식장에서 직접 수상을 거부했다.  

 

 

그는 1989년부터 10년 동안은 사진을 찍는 '포토그래퍼'였지만 최근 20년 동안은 AI 제너레이터의 창의적인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에 예술적 초점을 맞춘 '포토미디어 아티스트'로서 커리어를 쌓아 왔다.  

 

대회 주최측에서 이 사태에 대하여 아직 침묵하는 가운데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AI의 학습 수준에 감탄하면서 어디까지 보정으로 볼 것인지, 사람이 찍은 사진임을 증명하는 방법 등을 놓고 다음과 같이 갑론을박 하면서 토론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사람이 찍기 위해 노력한 '한장의 사진'이 아닌 그저 '컴퓨터로 만들어 낸' 이미지를 선정"

 

"(뭔가 어색한데 의심을 하지 않았다면) 그동안 심사위원들이 실사사진만 보아왔나"

 

"전문가 집단이 꼼꼼히 검수해도 발견을 못 하는 경지"

 

"사진 보정에도 ai가 쓰일 수 있는데 그런것도 다 탈락시켜야 되는지"

 

"raw한장 jpg 보정본 한장 제출하면 되는게 아닌가"

 

"필름 탄거랑 훼손된거까지 학습했네."

 

"'인화' 라는 과정도 결국 아날로그 포샵... 필름을 제출하라고 해서 주최측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인화를 해야"

 

Boris Eldagsen은 이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백지상태에서 시작하여 AI에게 특정한 질문을 아주 상세하게 하고, 이미지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기를 20~40번 돌리면서, 풍부한 사진 지식을 바탕으로 인페인팅, 아웃페인팅, 프롬프트 위스퍼 등 복잡한 상호 과정을 거쳤다. 

 

수상작은 사람이 직접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은 복잡하고 전문적인 과정을 거쳐 생성해 낸 이미지다. 그렇다면 이것은 예술인가 아닌가, 작품인가 아닌가? 우리가 이 질문에 반드시 답을 할 필요는 없지만, 대회 추최즉은 대회의 목적과 지향에 따라 대답하지 않을 수 없다. 

 

AI가 개입할 수 있는 모든 경쟁이나 경연은 앞으로 이 질문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