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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연금술로 대기업 광고 따낸 콘텐츠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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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1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콘텐츠산업포럼에서 AI가 가져온 놀라운 기술혁신 현장 사례를 만날 수 있었다. 기조발제를 맡은 마이크로소프트 솔루션사업부 이건복 상무는 기회의 발견과 적용이라는 비즈니스의 본질은 AI시대에도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기업은 생성형 AI를 놀라운 속도로 현실화해서 수익화하는 중이라고 하였다. 

 

 

AI로 인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비용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소라'라는 AI플랫폼은 인력 동원, 해외출장, 직접 실행을 통하지 않고도 아이디어가 어떻게 구현될지 시뮬레이션해 주었다. 소라가 만든 인공지능 동영상은, 거리의 간판이나 네온사인까지 철저히 현실을 반영했다. 중력의 영향을 받는 걸음걸이와 그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까지 구현했다. 불과 2~3년 전에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심지어 선글라스에 비치는 경치까지 세밀하게 담아냈다.

 

이건복 상무는 기업이 AI에 투자하는 1달러 당 평균 수익은 3.5달러이며, 조직이 AI투자수익을 실현하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14개월이라고 한다. 수익률이 높고 수익실현기간은 매우 짧다.

 

CJ E&M 버추얼프로덕션팀 안희수 팀장은 AI를 활용한 <눈물의 여왕> 제작 과정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이런 VP(Virtual Production) 기술은 더욱 널리 쓰일 것임을 실감나게 했다. ▲ 설명만 듣고 허우적거리는 크로마티 촬영이 아니라 직접 보면서 촬영이 가능하고, ▲참여자들이 정확한 상황정보와 촬영 목표를 공유할 수 있으며, ▲실제로 촬영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또한 AI는 사람이 직접 오려서 붙이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정밀하게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사진 한 장으로 전체 배경을 만들어 내거나 카메라 이동으로 생기는 공백과 부족한 화면을 자연스럽게 메워주는 등, 사람의 힘으로는 너무 어렵거나 불가능한 작업을 짧은 시간에 해낸다. 

 

안희수 팀장은 전기차가 그랬듯이 VP도 일반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 

 

스튜디오 프리윌루전의 권한슬 대표는 자신이 직접 AI로 만든 영화를 소개했다. "호박 하나만 더(One More Pumpkin)"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2024년 두바이 국제AI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작품이다. 

 

 

콘텐츠 제작자였던 권대표는 AI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 해 8월 창업한 뒤, "AI콘텐츠 제작과 관련이 있을 법한 사람들을 모아 전세계 AI 기술을 다 써보았다."고 한다. AI 영상 제작은 시기상조이고 실체가 없다는 주변 사람들 이야기에, 결과물을 보고 직접 판단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6개월을 보낸 뒤 5일 만에 만든 영화가  "호박 하나만 더(One More Pumpkim)"이다. 

 

권한슬 대표는 두바이 국제AI영화제 수상동력이 "비전"이라고 했다. 그는 AI영화의 비전에 대하여 확신하고 AI의 장점을 분석했다. 그리고 ▲3분짜리 스토리를 구상했다. 미디어아트와 달리 AI영화는 스토리 중심의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장르는 호러로 결정했다. AI가 만들어내는 기괴한 결과물들이 '실수'일 수 있지만 호러물이라면 이를 오히려 장점으로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위해 5만장 이상의 이미지(AI 테이크)를 생성했다.... 시나리오와 편집, 감독역할을 내가 했다.... 카메라 대신 AI를 썼을 뿐이다... AI영화는 딸칵하면 나오는 영화가 아니다. AI에 재료를 주면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 이것은 마치 연금술과 같다. 미지에서 온 재료가 내 상상과 조우하는 것이 AI씬이라고 생각한다.  - 권한슬 대표


올해 그는 현대자동차 광고도 만들었다. 역시 AI로 만든 영상이며, 덕분에 제작비는 1/3로 절약할 수 있었다. 콘텐츠 아이디어를 프리뷰나 트레일러 영상으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보여주는 데에도 큰 비용이 들기 않기 때문에 낮은 비용으로 투자유치하는 일도 가능하다.

 

 

그는 글로벌 성장에 비해 국내 생성형 AI 콘텐츠 시장은 매우 저조하다고 본다. 생성형 AI에 한국형 데이터 학습이 덜 되어 있다보니, 사용자들의 흥미가 떨어져 사용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크다. 이런 점에서 그는 정부 주도 R&D필요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창작의 본질을 강조하는 걸 잊지 않는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다만 AI친화력이 필요하다... 창작의 과정은 똑같다. 본질은 주제의식이다. 도구에 현혹되지 말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창작자가 되고자 준비하면 될 것같다.

- 권한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