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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해체된, 서울국제도서전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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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16일 오정희 작가가 홍보대사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가 밝혔다. 이로써 공개활동을 최소화하며 아슬아슬한 행보를 이어오던 서울국제도서전의 얼굴, 즉 홍보대사는 사실상 해체된 것으로 보인다. 

 

출협에서는 오정희 작가 사퇴 사실을 밝히 전에 그를 슬그머니 주제 강연에서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이미 취한 상태였다. 출협에서 오정희 작가를 강연에서 배제한 뒤 사퇴를 종용한 것인지, 강연에서 배제된 뒤 오정희 작가가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출협은 오정희 작가 사퇴 사실을 밝히면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오정희 작가는 2018년 여론의 반대에 밀려 <한국문학관> 초대 이사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침묵했다. 

 

문화연대를 비롯한 9개 단체는 지난 6월 18일 낮 1시 30분 오정희 작가 사퇴에 대하여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이들은,

 

▲오정희 작가가 대한민국예술원에서 자진 탈퇴할 것,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오정희 사건 책임자를 처벌하고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가해자 옹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오정희 사건 진상조사 및 책임자를 처벌하고 이후 서울국제도서전 정상화 및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 ▲작가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대통령경호처는 폭력에 대하여 공개사과하고 책임자 처벌할 것 등을 요구했다. 

 

오정희 작가는 2006년 이후로 이렇다 할 작품을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서 매월 국가로부터 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문체부는 서울국제도서전 보도자료를 내고 김건희씨를 행사에 초대까지 했으면서도 자신들은 후원만 했다고 발뺌하며 책임을 피하였다. 출협은 여론의 눈치보기를 하면서 슬그머니 오정희 이름을 행사에서 빼는 등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실행자에 대하여 허용적 태도를 취하였다. 

 

이들 문화예술단체는 "오정희 소설가를 비롯하여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송수근 전 계원예술대학교 총장, 손진책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등 반성 없는 블랙리스트 국가범죄 실행자들과 부패한 예술권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입장문>에 연명한 단체는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블랙리스트이후(준), 영화계 블랙리스트 문제해결을 모색하는 모임, 우리만화연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한국민예총, 한국작가회의이다. 

 

이들은 입장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이어 '오정희 사태와 예술권력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현장 토론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