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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11인, 굿바이전 철거 규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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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개인 아니고 국회는 단체 아니다.
국회사무처가 사과하고 책임질 것 요구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1월 9일에 이어 오늘(1월 12일)도, 굿바이 인 서울전을 공동 주관했던 국회의원들이 참여 예술인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였다.

 

전시를 허락한 국회사무처는 전시 전날 저녁 철거 관련 공문 4개를 연달아 전달한 뒤, 작가와의 협의도 없이 전시 당일 새벽에 작품을 강제 철거하고 작품 상태도 확인시켜주지 않아서 큰 비난을 받아 왔다.

 

 

"어떤 권력도, 어떤 정치도 표현의 자류 침탈은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는 '바람보다 빨리 누운' 국회 사무처를 비판했다. '바람보다 더 빨리 칼바람이 되어' 일부 작품의 일부 측면만 부각하여 여론을 악화시키고자 하는 언론을 비판했다. 

 

특히 '바람보다 더 빨리' 작품을 저질스러운 정치포스터로 폄하한 주호영 국민의 힘 원내대표에 대해서 국회의원 선서의 무게를 잊지 말라고 요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전시를 주관한 국회의원 12명에 대한 윤리심판을 요청한 바 있다. 주대표가 직접 작품을 보았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들은 "대한민국 문화예술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날 것"이라고 하였다. 국회사무처가 전시작품을 기습적으로 강제 철거하고, 언론과 정치인이 작품을 조롱하는 지금의 사태를 '폭력'으로 규정하고, "이런  폭력이 통용되는 정치가 싹트는 것은 비극으로의 회귀"라고 하였다.

 

회견문은, "전시 주관 국회의원은 끝까지 이번 전시와 함께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표현의 자유를 지키겠습니다"로 끝났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박재동 화백은, 국회사무처에서 작품이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였다고 하는데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고 정부는 단체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유정주 의원은 "감상이나 평가는 개인의 몫"이라고 하면서, "예술에 대한 선택적 허용은 간섭"이라고 하였다. 

 

국회의장이 이 전시로 인해 이태원 국정조사가 마비될 수도 있다고 한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민형배 의원은 "공식적인 발언이 아니리라고 믿는다"면서, "작품을 보지도 않고 언론의 평가에 의존해서 그런 말을 할 순 없다"고 하였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뒷모습이 나체로 그려져 언론에서 문제삼은 <민주주의를 배회하는 지나치게 크고 불쾌한 거인>이라는 작품이 5년 전에 표창원 의원 주관으로 국회에 전시되어 논란이 되었던 <곧바이전(곧, BYE! 展)>의 '더러운 잠'과 어떤 차이가 있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민형배 의원은 작품 비교는 사건의 본질을 호도할 수 있기에 그 사건과의 비교는 하지 않겠다고 답변하였다. 더러운 잠은 전시가 시작된 뒤 작품 내용이 문제가 되었고, 이번 사건은 전시가 시작되기도 전에 작가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강제철거를 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회견문에 연명한 국회의원은 11명으로 민주당 김영배 의원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단순 누락인지 여부는 확인 중이다. 연명한 국회의원 11명은 강민정, 김승원, 김용민, 민형배, 양이원영, 유정주, 윤미향, 이수진, 장경태, 최강욱, 황운하이다.  

 

한편, 철거된 작품을 회수한 작가들은 충정로의 <벙커1>카페에서 어제부터 <굿바이전 망명 작가전>을 시작했다. 또한 원래 전시될 예정이었던 작품 가운데 하나는 국회사무처의 관리소홀로 완전히 멸실되어 작가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