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한국 연극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에 대한 2차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7월 5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연극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서계동공간을 둘러싼 견해 차이를 공유하고 쟁점을 조율하기 위해 1차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체부는 그간의 소통 부재에 대하여 사과했지만, 절차를 거쳐 국회 및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하여 이미 결정된 BTL 개발 방식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미룰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문체부는 선심성으로 지어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가 된 지방자체단체의 BTL 개발과 달리 서계동 BTL 개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 이 방안을 백지화하라고 기재부를 설득할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자신들이 연극인들을 설득해야 하는 문제라고 하였다.
또한 문체부는 국립극장 등 기초예술을 위한 전용공간이나 창제작공간 등과 관련해서는 이후 별도로 논의해야 하는 문제이니 분리하여 이야기하자고 하였다. 연극계는 이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 2010년 국립극장에서 서계동으로 옮겨올 때도 기초예술인 연극의 발전을 위해 계속 이야기하고 노력하자는 말을 했었지만 구체적으로 실행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비대위는, BTL개발 방식은 공공개발과 같은 개념이며 서계동 복합문화공간은 국립극장 전용공간과 다름이 없다고 보는 문체부와의 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협상 중단 뒤 비대위는 7월 19일, 연극계 입장을 정리하여 성명서를 발표했다.
문체부가 우선협상대상자와의 계약을 강행한다면, 지난 7월 5일 1차 회의에서 문체부가 했던 '소통 부재에 대한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으며,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라는 연극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연극계가 총궐기하여 반대에 나서겠다는 내용이다.
수차례에 걸친 회의와 대화에도 불구하고 불신의 벽이 높아져만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갈등의 씨앗은 2010년 연극계가 기무사터로 옮겨올 때 생겨났다. 문체부에서는 이곳에 열린 문화공간을 만들 계획인데 그 전까지만 연극계가 임시로 쓰는 것으로 생각했고, 연극계는 이곳을 자신들에게 주어진 전용공간으로 생각했다.
연극계는 전용공간으로 주어진 이곳에 언젠가 번듯한 국립극장이 생길 것을 기대했기에, 좁고 허름하고 시끄러운 공간에서 10여년간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문체부는 그 기간 동안에 '원래 계획대로' 열린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서 드디어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연극계에서는 순서가 잘못되었다고 거듭 주장하였다. 현장의 소리를 듣지 않고 계획부터 세운 것이 문제라고 한다. 문체부에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불법적인 일을 한 것도 아니기에 고칠 생각은 없어보인다.
뉴스아트는 지난 6월 28일 문체부에 서계동복합문화공간 문제를 둘러싼 쟁점 사항에 대한 의견을 요청한 바 있다. 문체부는 기사를 검토한 뒤 응답하겠다고 한 뒤 아무런 대응도 없었다.
그렇게 갈등은 커지고 있다. 뉴스아트는 구체적인 쟁점 사항을 정리하여 기사화할 예정이다. 서계동복합문화공간과 관련된 이전의 기사는 기사 하단 링크를 통해 볼 수 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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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계동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에 대한
한국연극협회 비상대책위 2차 성명서
대한민국 연극인들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일방적 행정과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 진행을 규탄한다!!!
문체부는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와 계약을 즉각 멈춰야한다. 정해진 일정이라는 핑계로 계약을 강행한다면 7월 5일 한국연극협회 비상대책위와의 회담에서 표명했던 일방적 사업진행에 대한 사과는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문체부는 우선협상대상자와의 사업 계약을 즉시 멈추고,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던 박보균 장관의 약속을 이행해야한다. 연극계의 요구가 실행되지 않는다면 한국연극협회는 현장의 모든 관련 주체들과 총궐기에 돌입할 것이다.
문체부는 “그간의 일방적 진행에 사과한다”, “서계동 국립극장 건립에 연극인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본인들이 정한 일정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 6월,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공고 전, 이미 연극인들은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건립 계획에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했고 모든 일정을 멈추고 원점에서 재논의 할 것을 주장했다. 그럼에도 문체부는 공고를 강행하고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을 강행했다. 이제 일정 변경이 불가하다면서 정해진 기간 안에 사업자와의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지난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행동이며, 협상에 임하는 예의가 아니다. 협상 상대자간에 신뢰가 구축되지 않는다면 협상은 의미가 없다.
현장의 요구는 명확하다. 국민과 연극인의 자부심을 담을 수 있는 국립극장의 건립, 현장 연극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국립극단을 만들자는 것이다. 새 건물의 공간구성은 논의의 일부이기에 추후 논의는 더욱 확대되어야 하지만 문체부와 현장과의 신뢰구축의 시작점으로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문체부가 명확히 이해하길 바란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국립극장 창제작 전용 공간 구성을 위한 민간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고 새로 지을 서계동 건물의 공간 구성에 있어 현장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가장 우선시 할 것.
행복주택을 포함한 19일 현재까지 문체부가 제안한 공간 구성안은 현장이 요구하는 창제작 전용 공간 구성과는 너무 큰 격차가 존재한다. 시대적 고민과 국민적 자부심을 담기에, 또한 모든 극장을 최대한 운영할 수 있는 연습실과 창작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구성되기 위해서는 일부 조정이 아닌 디자인과 설계부터 다시 해야 한다.
2. 건물 건축 시, 현장에서 추천하는 전문가 그룹에게 설계, 시공, 감리의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 한다.
제대로 된 전문 극장, 창제작 지원 공간을 만들기 위해 현장 추천 전문가 그룹의 설계 시공 감리 권한은 상호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사항이다.
3. 현장 연극의 발전을 견인할 국립극단 발전 방안 구상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라.
현장 연극의 발전을 견인할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국립극장이 연극인과 연극을 사랑하는 또한 공연 예술을 사랑하는 문화시민의 자부심이 될 수 없다. 국립극장은 우리의 자부심이 되어야 한다. 국립극단의 역할과 위상을 세우기 위한 정책적 보완은 필수 요건이다.
4. 서계동 공간으로 부족한 창제작 지원 공간에 대한 추후 확보방안을 약속하라.
국립극장이 한 곳에 모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공간을 국립으로 편입하고 운영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21세기 문화강국의 국립극장으로 부족함이 없는 국립극장의 건립이 우리 시대의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디자인 공개 공모와 같은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대한 문체부의 가시적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5. 확보된 모든 공간의 명칭은 국립극장이며, 운영 주체는 국립극단이 되어야 한다.
한국연극협회 비상대책위
한국연극협회 전국 16개 지회, 사)한국연극배우협회, 사)한국연출가협회, 사)한국여성연극협회, 공연예술인노동조합, 공연과이론을위한모임, 사)한국연기예술학회, 한국연극교육학회 /한국대학연극학과교수협의회 (회장 및 협의회장 이하 이사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