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연극계가 거리로 나선다

URL복사

국립극단 상주하는 제대로 된 국립극단 요구
8월 15일 대학로~서계동~용산 연극인 대행진 예정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한국연극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문제를 계기로 국립극단이 상주하는 제대로 된 국립극장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하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국립극단 살리기 범연극인 연대>로 전환한다고 하였다. 

 

국가에서 만든 '국립' 극장은 남산, 정동, 광주에 있다. 하지만 연극계가 원하는 국립극장은 '국가가 지은 건물'이 아니라 "문화선진국을 방문하면 반드시 먼저 찾게 되는 관광 일번지, 국립극장"이다. 국립극단이 상주하면서 창제작할 수 있는 국립극장이라고 한다. 연극인들은 서계동 고물상 옆에 만들어진 낡은 시설에서 10년 넘게 이를 기다려왔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서 10년 넘게 추진한 서계동 복합문화공간에는 극장이 네 개나 되는 반면에 연습실은 하나 뿐이고, 창제작에 필요한 부대시설(소품창고, 세트제작소 등)이 아예 없다. 현재의 공간에 비좁지만 창제작에 필요한 부대시설을 만들어서 운영해 왔는데,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면서 도리어 제작 환경이 나빠진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연극계에서 뒤늦게 이를 알고 문제 삼자, 문체부에서는 법적 절차를 밟아 진행해 온 일이기에 기본 계획을 수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비공개로 지난 6월 말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계약을 맺고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연극인들은, "복합문화공간 건물 연면적의 절반 이상에 수익형 상업시설이 들어선다니, 공공극장이라 말하기도 민망"하다고 하면서 "국민과 연극인의 자부심을 담을 수 있는 국립극장, 현장 연극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국립극단을 만들자"고 결의했다. 

 

뉴스아트는 연극계와 문체부 간 갈등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7월 25일 연극계와의 소통 방식, 기초예술의 미래에 대한 마스터 플랜, 연극계와의 신뢰 회복 방법 등에 대하여 질의서를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연극인들은 이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서명을 받고 지속적으로 소셜네트워크 챌린지를 진행한다. 그리고 8월 4일 ~ 14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앞에서 평일 4시~8시 주말 1시~8시 사이에 서계동 개발 및 국립극장 문제에 대하여 거리 홍보에 나선다. 

 

8월 8일 오전 10시에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범 연극인 연대 기자회견을, 그리고 8월 15일에는 대학로에서 서계동을 거쳐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연극인 대행진을 가질 예정이다. 

 

(서명에 동참할 사람은 여기를 클릭)

 

지난 10년 동안의 소통부재는, 기초예술 분야인 연극계가 주무부서인 문체부와의 극단적 갈등으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고 이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서게 만들었다. 기초예술 쪽에서는 왜 창제작 극장을 원하는지 지금이라도 문체부가 귀를 기울이고 대안제시 및 신뢰회복에 애써야 할 것이다. 

 

<국립극단 살리기 범연극인 연대>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1. 국립극장 창·제작 전용공간 건립을 위한 민간 전문협의체를 발족시켜 서계동 국립극단 부지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

2. 연극현장추천 전문가그룹에게 설계, 시공, 감리의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라.

3. 서계동 공간만으로 부족한 창·제작 지원 공간의 구체적인 추가 확보방안을 약속하라.

4. 서계동 국립극장의 운영 주체는 국립극단임을 명확히 하라.